<동네 한 바퀴> 초록빛 정원도시를 걷다 – 서울특별시 동작, 관악구 편

  • 2025.06.13 10:54
  • 21시간전
  • KBS

324번째 여정은 인생을 저마다의 꽃길로 가꾸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사는, 향기롭고 매력적인 정원도시 서울의 동작과 관악구로 떠난다.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를 나와 2~3분만 걷다 보면, 구(舊) 상권과 신(新) 상권이 어우러져 활기를 띠는 골목길이 펼쳐진다. 서울대학교 정문의 조형물인 ‘샤’와 강남의 ‘가로수길’이 합쳐져 ‘샤로수길’로 불리며 젊은이들의 성지가 된 이곳에, 개업 3개월 된 한식 요리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록색 외관에 가게 곳곳을 ‘파’로 도배한 이곳은 청년 요리사 진영 씨가 운영하는 자칭타칭 ‘국내 최초 파 요리 전문점’이다. 요리의 부재료로 사용되는 파를 요리의 주재료로 내세운 건, 어디에 넣어도 맛의 조화를 이루는 파야말로 한식 요리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리에 사용되는 기름, 간장, 고추장도 모두 파를 넣어 자체 개발했다. 파를 주축으로 시골 새참을 경험하게 하는 ‘파 새참’과, 파를 푹 고아 만든 ‘파 크림 수제비’까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는 게 요리사로서의 참 매력이라는 진영 씨의 요리 신세계를 만나본다.

달걀과 우유, 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배제하고 100% 쌀가루를 사용해 비건 쌀빵을 만드는 집이 있다. 붉은 쌀 ‘홍국’과 국내산 팥으로 만든 ‘홍국 단팥빵’과 직접 키운 바질을 넣은 ‘토마토 바질 쌀바게트’ 등 독특한 재료로 만든 60여 종의 쌀빵이 채식주의자는 물론 일반 빵을 먹던 손님까지 불러 모은다. 우찬 씨의 도전적인 시도 뒤엔 대치동 논술강사도 포기하고 남편의 빵집 운영을 도운 아내 도희 씨가 있다. 남편이 새벽부터 빵을 만들면 아내는 판매를 담당하며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맛과 건강 모두 잡은 부부의 쌀빵 맛이 궁금해진다.

서울의 서남권 대표 도심 공원인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역대급 규모의 ‘2025 서울 국제정원 박람회’가 올해로 10회차를 맞았다. 개막일인 5월 22일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총 150여 일간 서울 도심 속 아름다운 정원을 선보이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작가 정원’을 비롯해 시민과 학생이 참여한 ‘시민 동행정원’, ‘학생 정원’ 등 정원의 개수만도 111개에 이른다.

다양해진 정원 관람과 함께 시민이 직접 참여 가능한 콘텐츠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넓은 정원을 걷다 출출해진 배를 채울 다양한 푸드 트럭, 직접 정원사가 되어보는 체험의 장까지. 지난해 서울 뚝섬한강공원에 이어 올해도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찾은 동네지기 이만기도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서울의 명소가 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매력을 동네 한 바퀴가 소개한다.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공방이 있다. 반려동물의 옷 중에서도 1대1 맞춤옷 중, 의미 있는 날 입힌다는 한복을 주로 만드는 민영 씨의 공방이다. 결혼, 생일 등 가족의 기념일에 함께 입히거나,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반려동물에게 수의로 입히기 위해 찾는다는 민영 씨의 한복. 수년간의 시험관 시술로 얻은 아이는 유산되고, 그맘때 만난 반려견 ‘초롬이’에게 자신의 재능을 살려 옷을 만들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올해 11살 된 초롬이와의 행복한 삶을 걸어가는 민영 씨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반려견 한복집을 만나본다.

서울 도림천을 끼고 지난해 5월, 그동안 차도와 주차장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도림천 상부에 특별한 공간이 조성됐다. 도림천 수변의 매력적인 공간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수변 테라스’가 들어서며 서울 도림천이 진정한 ‘서울의 수변감성공간’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도림천의 수변 휴식 공간은 인근의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도림천 옆 전통시장인 ‘신원시장’에서 먹거리를 사 들고 수변 테라스에서 도심 피크닉을 즐 길 수 있다. 동네 한바퀴 이만기가 몰라보게 달라진 서울의 도림천 수변공원을 찾아 도심 속 테라스 감성을 여유롭게 느껴본다.

가게 외관엔 화초가 가득하고 빛바랜 간판마저 담쟁이덩굴이 뒤덮은 식당이 있 다.

2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오양택 씨의 팥칼국숫집이다. 사장님의 팥칼국수는 ‘정성’ 그 자체다. 목에 걸리는 식감이 싫어 손수 팥 껍질 벗겨내, 두 번 체에 걸러내는 수고를 매일 반복하고, 새알심도 100% 찹쌀로 매일 직접 반죽해 만든다. 덕분에 부드럽고 깔끔한 팥칼국수가 탄생했다. 인생의 황혼, 사랑하는 아내와 화초 돌보며 맛있는 팥칼국수 만드는 게 행복이라는 사장님. 고단했던 인생길 끝에 행복을 찾은 오양택 사장의 달큰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재개발 사업으로 살던 주민들이 하나둘 동네를 떠나기 시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상가는 대부분 공실이 되고, 주택가 골목엔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그 골목길에서 묵묵히 가게를 지키는 이가 있다. 87세 이발사 최병철 씨. 30년 넘게 찾아오던 손님들이 헛걸음할까 싶어 남들이 동네를 떠날 때도 이발소를 지키고 있다. 60년 넘게 손에서 가위를 놓은 적 없던 그도, 내년이면 재개발로 이발소를 비워야 하는 실정이다. 마음 한쪽, 누군가는 나를 기억하리라 새겨두고, 최병철 이발사는 천천히 이발소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다시 새롭게 생기를 불어넣으며 스스로 인생의 꽃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6월 14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324회 ‘초록빛 정원 도시를 걷다- 서울특별시 동작, 관악구’ 편에서 공개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