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꿈의 능선에 오르다 3부작 - 1부 일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종주

  • 2025.10.31 14:53
  • 8시간전
  • KBS

크게 세 개의 산맥으로 나뉘는 일본 알프스 가운데 가장 크고 험준한 히다산맥. 일명 북알프스로 불리는 이 산맥의 중심에는 해발 3,180m의 야리가다케가 우뚝 서 있다.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이 봉우리는 날카롭고 뾰족한 봉우리 모양 때문에 ‘일본의 마터호른’이라 불린다. 나카부사 온천에서 야리가다케까지 오르는 길을 일컫는 오모테긴자 능선. 이 능선을 종주하는 길에서는 일본의 등산 역사와 함께 북알프스 특유의 산장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의 역사가 공존하는 일본 북알프스로 문화기획자 홍미애, 산악 사진가 이상은 씨가 떠난다.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나고야 주부국제공항에 도착한 일행. 공항역에서 열차를 타고 나고야역으로 향한다. 일본은 대중교통과 기차 여행 문화가 잘 발달 돼 있어 일본 북알프스 입구까지 보다 쉽게 갈 수 있다. 일본 기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도시락 문화. 간단하고도 화려한 도시락을 먹으며 마츠모토 방면으로 들어서자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도심의 빌딩들 대신 낮은 지붕의 집들이 나타나고 이내 푸른 논과 황금빛 들판이 이어지며 멀리 산의 능선이 아스라이 드러난다. 호타카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타 약 한 시간을 달려 나카부사 온천에 닿는다. 산자락 아래 자리한 온천은 고요하고 단정하다.

다음 날 아침, 일행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나카부사 온천을 들머리로 츠바쿠로다케와 니시다케를 지나 야리가다케로 이어지는 오모테긴자 코스는 일본 알프스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능선길이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일본 등산의 근대화를 함께 시작한 오랜 역사의 산장들이 나타난다. 과거 승려들의 수행처나 사냥꾼들의 피난처였던 산장이 지금은 등산객들에게 숙식 제공은 물론 구조 활동을 돕는 쉼터로 자리하고 있다. 종주 길의 첫 산장인 갓센고야 산장은 여름에 소금과 함께 내주는 수박으로 유명하다. 달콤한 수박에 짭조름한 소금 맛이 더해져 여름 산행의 별미로 손꼽힌다.

엔잔소 산장을 향해 거친 돌길을 더듬으며 발을 옮긴다. 크고 단단한 바위들이 길을 이루며 능선 위로 이어진다. 오름길은 숨이 차오를 만큼 가파르지만 산비탈마다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발길을 붙잡는다. 한참 오르다 고개를 들자 엔잔소 산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장 앞에 서면 겹겹이 이어진 능선이 파도처럼 펼쳐진다. 세계의 높은 산들이 인간을 시험하듯 거대하게 솟아 있다면 이곳의 산과 자연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잠시 숨을 고른 일행은 츠바쿠로다케를 향해 다시 길을 따른다.

웅장하게 펼쳐진 츠바쿠로다케의 풍경을 마음에 새긴 채 다시 엔잔소 산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최대 650명을 수용하는 엔잔소 산장은 ‘가장 가고 싶은 산장’, ‘다시 방문하고 싶은 산장’으로 꼽힐 만큼 명성이 높다. 산장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도시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차려져 있어 새삼 감탄이 인다. 험준한 능선과 장대한 바위 봉우리, 야생의 숨결이 어우러진 일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종주를 과 함께 떠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