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새날, 희망의 기운을 전하다 – 월악산국립공원

  • 2025.01.03 17:36
  • 2일전
  • KBS

백두대간이 소백산에서 속리산으로 뻗어 내리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월악산국립공원. 월악산의 주봉인 영봉은 예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 붙여진 이름으로 나라의 큰 스님이 나오는 곳이라 하여 국사봉이라고도 불린다. 해발 1,097m로 험준하기로 이름나 있고 암벽 높이가 150m, 둘레가 4km나 되는 거대한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품을 내어주는 월악산국립공원으로 산악 등반 마니아 가족인 치과의사 오형구, 신희경 부부와 누님인 도예가 오형신 씨가 여정을 떠난다.

월악산의 주봉인 영봉으로 오르는 여러 코스 중 일행은 신륵사 코스를 택했다. 경사가 가파르지만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정상을 오를 수 있는 경로로,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신라 때 아도화상이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중창했다고 전해지는 신륵사를 들머리로 일행은 산행의 첫발을 내디딘다. 신륵사 경내에 들어서자 고즈넉한 절의 분위기 속에서 보물 제1296호로 지정된 제천 신륵사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가진 석탑 앞에 서자 천 년 역사의 경건함이 마음을 채운다.

일 년에 한두 번씩 동생 부부와 함께 트레킹을 다니는 오형신 씨는 물레 성형을 통해 독창적인 도자 조형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이다. 동생 오형구 씨와 신희경 씨 부부는 대학 시절 산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함께 산행을 이어오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오형구 씨를 따라다니던 신희경 씨도 산의 매력에 빠져 이제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산행을 즐긴다. 가족의 인연뿐 아니라 산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 이들의 관계는 서로에게 특별하다.

산길은 점점 험준해지고, 눈 덮인 철계단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한 걸음씩 정상에 가까워진다. 고된 길 끝에 드디어 영봉에 도착하자, 거친 암벽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눈이 장관을 그려낸다. 상쾌한 겨울바람이 뺨을 스치자 오랜 산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보덕암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해 겨울 산행의 긴장을 놓지 않은 채 발걸음을 신중히 옮긴다. 중봉에 도착한 일행은 산과 산 사이로 잔잔히 흐르는 충주호를 내려다보며 자연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드디어 오늘 여정의 마지막 전망대인 하봉에 도착하자 한 폭의 수묵화를 닮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을 뒤덮은 눈은 새하얀 이불처럼 대지를 감싸고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은 나무들과 잔잔한 충주호가 어우러져 평온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 속에서 일행은 각자의 새로운 목표를 다짐하며 서로에게 진심 어린 덕담을 나눈다. 험난한 길의 끝에 마주한 보상 같은 월악산국립공원의 경이로운 풍경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