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미래
경북일보,
2023.03.19 17:43

분갈이를 할 때는사랑할 때와 마찬가지로 힘을 빼야 한다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장마였다 올리브나무가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잡아두는 것에는 재능이 없고 외우던 단어를 자꾸만 잊어버렸다잎이 붉게 타들어간 올리브나무는 방을 정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흙에 손가락을 넣어보면 여전히 축축한, 죽어가면서도 사람을 살리고 있는 나무를, 나는이제라고 불러본다 흙을 털어낸다 뿌리가 썩지 않았다면 다시 자랄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이제야, 햇볕이 든다생생해지며 미래가 되어가는우리는 타고나길 농담과 습기를 싫어하고 그 사실을 잊어보려 하지만이미 건넜다 온...
출처 : 경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