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사랑 시즌4> 어린 삶에 드리운 가난의 그늘 - 잠비아 뭄브와...배우 이정은 편

  • 2025.07.04 18:00
  • 7시간전
  • KBS

배우 이정은이 삶에 지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아프리카 잠비아로 떠났다. 아픈 할머니 대신 가장이 된 소녀와 삼촌의 학대를 겪고 외롭게 살아가는 남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형제들을 만나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내륙 국가 잠비아. 국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잠비아는 1인당 국민 소득이 우리 돈 2백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엔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심각한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농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그로 인해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빈곤과 식량난 속에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커다란 드럼통에 물을 담아 배달하는 소녀, 미리암(10세). 오래전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 어린 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리암은 할머니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가장이 되었다. 생계를 위해 9살부터 제 몸의 2배는 족히 넘는 드럼통으로 물 배달을 시작한 미리암. 매일 20kg 가까이 되는 드럼통을 굴리다 보니 발은 퉁퉁 부었다. 거기에 걷기도 쉽지 않은 진흙투성이 길 위로 드럼통을 굴려야 하는데 균형을 잡는 것도 만만치 않기만 하다. 하지만 이렇게 고된 일을 해도 받는 일당은 고작 10콰차, 우리 돈 5백 원이다.

몇 년 전부터 점점 시력이 나빠지며 실명 위기에 놓인 할머니. 자신을 대신해 학교를 그만두고 생계를 책임지게 된 손녀가 할머니는 안쓰럽기만 하다. 매일 물 배달을 하고, 이웃집 허드렛일을 맡아 하지만, 그래도 미리암에게도 작은 꿈이 있다. 다시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교과서를 사기 위해 매일 조금씩 돈을 모아 온 미리암. 하지만 이틀을 굶은 가족의 한 끼 앞에서, 그 꿈은 또 한 번 뒤로 밀리고 만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는 가장이 된 밀프레드(15세). 어린 나이에 세상에 던져진 아이는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거리들을 찾아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늘 하나 없는 널따란 밭에서 채소를 수확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하루 6시간씩 일주일을 꼬박 일해야 밭일을 끝낼 수 있지만, 일을 모두 마치기 전까진 돈을 받지 못한다. 결국 종일 일하고도 빈손으로 허탈하게 돌아서는 밀프레드. 이틀 동안 굶고 있는 동생들을 위해 1시간 거리에 있는 야생 열매를 따러 나선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유일한 어른이자 친척이었던 삼촌에게 의지해 살아가던 삼 남매. 하지만 삼촌의 모진 학대가 이어지고, 견디다 못한 아이들은 살기 위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채찍으로 맞은 상처보다 더 깊게 남은 건, 채 아물지 못한 마음의 상처. 힘겨운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만 기대어 살아가는 삼 남매. 기댈 곳 하나 없이 외로이 살아가는 밀프레드 남매에게 따뜻한 봄날은 찾아올 수 있을까?

높다란 해바라기밭에서 꽃을 수확하는 대니얼 삼 형제. 오래전 부모님을 여읜 데 이어, 형제들을 돌봐주시던 할머니까지 올해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건 어린 삼 형제뿐. 해바라기꽃과 옥수수를 따며 종일 일하지만, 하루 생활비조차 벌기 어려운 형편이다. 맏형 대니얼(16세)은 다리에 난 상처가 곪아 벌레가 달라붙을 정도지만, 연고 하나 살 돈이 없어 그대로 방치한 채 일한다.

동생들이 삶의 이유이자 전부인 대니얼의 소원은, 동생들만큼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둘째 엘리아스만큼은 꼭 학교에 보내고 싶은 대니얼. 그 마음을 아는 동생은 형이 그저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 맏형이라는 이유로 감당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 대니얼은 동생들의 내일을 위해 밭에서 일하고, 시장에서 땅콩을 팔며 자신의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16살 소년이 짊어진 삶의 무게는 언제쯤 가벼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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