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사랑 시즌 4> 꿈마저 시든 땅, 케냐 가난의 무게를 짊어진 아이들 – 케냐 키수무 / 배우 홍수현

  • 2025.07.25 16:27
  • 1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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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수현, 케냐 키수무로 가다...“아이들에게 어른의 모습만” 씁쓸 

배우 홍수현, 끝없는 굶주림 속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손을 잡다.

아프리카 최대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에 기대어 살아가는 케냐의 키수무 지역. 이곳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의 반복으로 이 지역 주민의 70% 이상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배우 홍수현이 케냐 키수무를 찾아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 홍수현은 “그냥 ‘나는 계속 묵묵히 일해야 해. 일해서 동생들 먹여야 해’ 그런 어른의 모습만 보였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2년 전, 갑작스러운 통증을 겪은 뒤 걷지 못하게 된 소년 딕슨(11세). 무릎에서 시작된 통증이 허리까지 번지며 다리가 굳었고, 이제는 손으로 땅을 짚으며 기어다닌다. 혼자 힘으론 집 밖을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은 몸이지만, 뇌졸중으로 마비증세를 겪는 할머니와 이제 막 돌이 지난 한 살배기 막냇동생을 돌보며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딕슨에게도 간절한 꿈이 있다. 다시 걷게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일하고, 다시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지금은 밖에 나가지는 못하는 처지이지만, 일을 마치고 돌아온 동생들을 가르치며 공부를 이어간다. 공부에 대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큰 딕슨은 고단한 나날 속에서 꿈이 점점 희미해져만 간다.

빅토리아 호수를 일터로 살아가는 피터리스(11세). 몇 해 전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새벽 5시, 피터리스는 호수에서 그물을 씻으며 하루를 연다. 자기 몸만 한 방망이로 그물을 두드려 때를 빼고, 엉킨 그물을 풀고, 나뭇가지와 해초 등 이물질을 하나하나 제거한다. 온종일 일해서 받는 돈은 그물 하나당 50실링, 우리 돈 500원. 세 식구가 먹고 살기에 턱없이 부족해 피터리스 남매는 굶는 날이 더 많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피터리스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문단속이다. 아이들만 있는 집, 혹시 나쁜 사람들이 들어와 동생들을 해치진 않을까 두려워 소파로 문을 막아놓아야 겨우 잠을 잘 수 있다. 굶주림과 고된 노동으로 지친 아이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고 싶지만 이젠 얼굴마저 흐릿하다. 피터리스 삼남매는 언제쯤 굶주림에서 벗어나 또래 아이들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을까?

화로를 만드는 소녀 에버린(13세). 4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 살림은 기울었고, 가난에 지친 엄마는 집을 나가버렸다. 가장이 된 에버린은 아픈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화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1시간 거리의 산으로 가 흙을 퍼오는 것부터 화로가 완성되기까지 일주일이 걸리는 고된 작업. 힘든 순간의 연속이지만 에버린은 굶주린 가족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정성을 다해 화로를 빚는다.

무거운 화로를 머리에 이고 3시간을 걸어 시장에 도착한 에버린. 화로를 팔기 시작하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에버린은 이틀째 굶고 있는 가족들이 오늘도 굶을까 걱정돼 급히 다른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려 시장에 있던 사람들마저 떠난다. 과연 가족에게 한 끼라도 먹이고 싶은 에버린의 작은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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