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베테랑'

  • 2025.11.18 10:37
  • 2시간전
  • KBS

6·25전쟁은 세계대전을 계기로 만들어진 국제연합이 유엔의 이름으로 군사력을 행사한 처음이자 마지막 전쟁이다. 유엔의 푸른 깃발 아래 전 세계 22개국에서 198만여 명의 젊은이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땅, 한국으로 향했다. 4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 겨우 살아서 고국에 돌아간 참전용사들. 그곳에서 6·25전쟁은 '잊힌 전쟁'이었고, 참전용사들은 돈을 위해 전장으로 간 '용병' 취급받았다. 당시 10~20대였던 참전용사들은 이제 아흔 살 넘은 노인이 됐다.

하지만 전쟁 속에서 겪은 극한의 추위, 배고픔, 죽음의 공포, 정전 순간 등  6·25전쟁은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 전쟁 속 적군과 아군의 죽음을 마주한 기억은 여전히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안타깝고,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죽음이 넘쳐났던 당시. 남겨진 유가족은 여전히 그들의 아버지를, 오빠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남긴 편지와 사진, 음성 등을 70년 넘도록 간직하며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다.

부산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유엔군 묘지가 있다. 유엔기념공원, 이곳에는 전쟁 당시 숨진 참전용사 등 모두 2,334명의 참전용사가 영면해 있다. 호주 참전용사 힐리의 어머니는 전쟁이 끝난 뒤 10년여 동안 힘들게 돈을 모아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다시 기차를 타고 이동해 이곳에 묻힌 아들을 만났다. 벨기에 참전용사 베르묄렌은 자신이 숨지면 화장해 유골함을 둘로 나눠, 하나는 벨기에에 남기고 하나는 유엔기념공원에 묻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전우가, 소중한 가족이 영면해 있는 이곳은 그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들의 헌신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까. 진정한 의미에서 보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들의 증언. 영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호주 등 4개국에서 참전용사와 유가족, 전문가 등 37명을 만나 6·25전쟁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내용을 오늘(18일) 밤 10시 KBS 1TV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