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토리] '자립준비청년'의 자립 조건은? 돈으로 채울 수 없는 빈자리

  • 2025.12.19 10:37
  • 9시간전
  • SBS
사진 아래 :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 설립자 김성민 씨

20일 방송되는 SBS ‘뉴스토리’에서는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 자립의 빈자리를 따라가며 자립준비청년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조금은 특별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같은 보육시설에서 자란 청년들이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든 작은 클래식 음악 모임, ‘모아 앙상블’이 세 번째 정기 연주회를 열었다.

첼로를 연주하는 단원 이선빈(23세) 씨는 만 18세가 된 뒤 곧바로 자립을 선택했다. 하지만 홀로서기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고, 마주한 현실은 온통 물음표 투성이었다. 내년이면 매달 나오던 자립 수당도 끊겨 고민이 깊어진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단원 전지훈(22세) 씨는 바리스타로 일하며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보호 연장을 선택해 시설에 머물며 2년 뒤 자립을 앞둔 상황. 아직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아 막막하다. 이렇게 자립준비청년들의 음악에는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립준비청년 조유정(22세) 씨는 지난해 여성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큰 힘을 얻었다. 누군가로부터 신뢰받는 경험은 유정 씨의 삶을 바꿔놓았다. 비슷한 시간을 지나온 또래 청년과 멘토들을 만나 유대감을 형성하며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4년 동안 자립준비청년들의 멘토로 활동해 오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이은주 씨는 처음엔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고민이 컸지만,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의 존재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자립을 위한 지원 제도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지만,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청년들에게 가장 부족했던 건 따뜻한 관계, 그리고 자신을 지지해 주는 ‘내 편’이다.

20년 전, 시설을 퇴소한 뒤 노숙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던 김성민 씨. 아무런 준비도 보호도 없이 사회에 던져졌던 그는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사회적 기업의 설립자가 됐다. 김성민 씨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자립준비청년이란 말은 법에 명시되며 세상에 알려졌고, 그로 인해 관련 제도와 지원이 생겨났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최근 자립지원전담요원 제도가 생겼지만, 전담요원 1명이 평균 40명이 넘는 청년을 맡고 있어 밀착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보호시설 퇴소 이후 연락이 끊긴 자립준비청년은 10명 중 2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립을 향한 여정이 벼랑 끝이 아니라 함께 걷는 길이 되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경제적 지원만 해주면 충분한 것인지 살펴본다.

SBS ‘뉴스토리’는 12월 20일 토요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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