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거창하다, 우리의 봄날 – 경상남도 거창군
- 2026.04.23 13:54
- 2시간전
- KBS
'넓고 큰 밝은 들' 거창의 중심에는 해발 900m 고원, 거창별바람언덕이 있다. 덕유산과 금원산 등 웅장한 산줄기가 감싸 안은 이곳은 2022년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명산 핫 플레이스다. 거창 9경 중 하나인 이곳을 시작으로 거창 방문의 해를 맞아 거창의 명소들을 돌아본다.
거창군 북상면 모리산, 깊은 골짜기와 맑은 물을 품은 이곳에는 노각나무의 고운 자태에 마음을 빼앗긴 권영익(52) 씨가 산다. 14년 전 우연히 마주한 노각나무의 매력에 빠져 20만 제곱미터의 산을 통째로 사들인 그는, 20여 년 가까이 몸담았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해발 900m 산 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나무껍질이 비단처럼 고와 ‘금수목’이라고도 불리는 노각나무는 그에게 인생 2막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거창엔 40년째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국수를 지켜온 이들이 있다. 김현규(79) 씨와 그의 가족들이다. 대기업 라면 공장을 다녔던 현규 씨는 1980년대 후반 국수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대형 자동화 공장의 물결 속에 위기를 맞았다. 그는 대기업이 흉내 낼 수 없는 길을 찾기 위해 옛날 방식 그대로 원물을 직접 가공해 색과 향을 입힌 ‘오방색 국수’를 개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현규 씨의 집념은 온 가족을 불러 모았다. 5년 전, 큰딸 김상희(50) 씨가 아버지 곁으로 와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아버지가 연구를, 딸과 사위들이 운영과 현장을 맡아 단단한 ‘가족 군단’을 이뤘다. 치열했던 어제를 지나온 아버지의 열정과 가족의 따뜻한 내일이 쫄깃하게 담겨 있는 위안의 국수 한 그릇을 동네 지기 이만기가 맛본다.
1988년 합천댐 준공으로 수몰되었던 땅을 생태 정원으로 일궈낸 희망의 터전, 거창 창포원. 축구장 66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경상남도 제1호 지방정원이자, 거창의 동서남북 힐링 명소를 하나로 잇는 남부권 관광벨트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현재는 100만 본 이상의 꽃창포를 중심으로 수변 습지와 초화원, 수목원이 함께 어우러진 대규모 생태 정원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5월부터 열리는 '거창에 On 봄축제'를 앞두고 꽃 잔치가 열렸다. 황강의 물안개와 이국적인 열대식물원이 어우러진 창포원은 수몰의 역사 위에 피워낸 가장 찬란한 봄을 선사한다.
경남 거창군 마리면, 기백산 자락에는 고단했던 삶의 고비를 넘기고 달콤한 인생 2막을 일구는 신태식(67), 김민서(63) 부부가 살고 있다. 10여 년 전,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남편 태식 씨의 건강을 위해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돌아왔다. 부부의 인생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꽃강정'이다. 평소 장모님이 만들어주시는 강정을 좋아했던 남편은 전통 방식 그대로 조청만을 사용해 바삭한 강정을 재현해 냈다. 여기에 아내의 섬세한 손길이 더해졌다. 아내는 직접 키운 팬지와 비올라 꽃을 압화로 말려 강정 위에 수놓았다. 은퇴 후의 무료함 대신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는 부부는 이제 강정 위에 피어난 꽃처럼 환한 웃음을 지으며 산다.
덕유산 맑은 물길이 너럭바위를 감싸며 흐르는 거창의 풍경 명소 수승대. 삼국시대, 신라로 떠나는 백제 사신들이 돌아오지 못할까 근심하며 작별했던 ‘수송대(愁送臺)’는 1543년 퇴계 이황의 글 한 수에 힘입어 ‘근심을 잊고 더 나은 경지로 나아간다’는 뜻의 수승대(搜勝臺)로 다시 태어났다. 계곡 중앙의 거북바위는 수승대의 든든한 수호자다. 바위 위에는 퇴계 이황과 갈천 임훈의 화답 시 등 선비들의 사유가 새겨져 있어 세월을 넘나드는 문학적 향기를 전한다.
금원산자락 아래 고단했던 세월을 딛고 인생의 가장 따뜻한 봄날을 일구는 김권하(68) 씨와 아들 이도감(46) 씨가 산다. 서른다섯에 남편을 잃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택시 운전부터 노점상까지 안 해본 일이 없던 권하 씨는 11년 전, 우연히 들른 거창의 풍경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았다. 어머니의 헌신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란 아들은 9년 전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거창으로 왔다. 아들은 어머니의 손맛에 거창의 색을 더했다. 거창의 산양삼을 활용해 생선을 숙성하고, 450도 화덕에 구워 내는 정성으로 '산양삼 생선구이'를 완성했다.
남덕유산의 푸른 능선 위에는 반백 년의 세월 동안 헐벗은 산을 울창한 숲으로 일궈낸 유형열(88) 씨의 인생이 서려 있다. 1974년부터 50여 년. 열정과 집념의 시간들은 어느덧 80만 평의 대지에 140만 주의 나무가 뿌리 내린 거대한 녹색 성을 쌓아 올렸다. 촉망받던 대기업 연구원이었던 그는 해외 출장길에서 본 외국의 푸른 산과 대비되는 조국의 황폐한 산에 큰 충격을 받았다. 모국의 삭막한 산을 푸른 숲으로 가꾸고 싶었던 그는 산으로 들어와 50년 동안 낙엽송과 잣나무를 심었다.
아내 신연숙(81) 씨 또한 도시에서의 사업을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산으로 왔다. 형열 씨는 88세의 나이에도 매일 산을 오르며 숲을 돌본다. 전쟁의 상흔으로 헐벗었던 산을 푸른 생명력으로 채운, 거창의 울창한 산세만큼이나 깊고 단단한 노부부의 집념을 동네 한 바퀴가 만나본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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