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AI 시대, 기로에 선 수능’

  • 2026.09.07 14:00
  • 1시간전
  • MBC
[PD수첩] ‘AI 시대, 기로에 선 수능’

지난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오지선다형 객관식 수능의 평가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곧이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수능 논·서술형 도입'을 공론화하면서 교육계 안팎이 술렁였다. 바로 다음 달 국가교육위원회가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PD수첩”은 수능 개편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그리고 새로운 평가를 위해 우리 교육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1993년에 처음으로 치러진 수능은 지식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사고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어봤는지, 문제 풀이 요령을 얼마나 잘 익혔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상 문제와 풀이법을 공급하는 사교육 시장은 커졌고, 문제를 많이 풀수록 유리하다는 인식 속에 재수와 N수도 흔한 일이 됐다. 실제로 작년에 치러진 수능에서 N수생(검정고시 포함)은 전체 응시자의 32.56%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시험이 AI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초중고 12년 동안 정답을 빠르게 골라내는 훈련을 반복해 온 아이들 앞에, 이제는 같은 문제를 1초 만에 풀어내는 AI가 놓여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수능은 무엇을 평가해야 할까. “PD수첩”은 시대와 어긋난 채 멈춰 선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의 민낯을 살펴본다.

수능 논·서술형 도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대치동에서는 벌써 논술학원을 알아보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었다. “지금 논술학원 입학시험 신청을 하면 대기 번호 1,000번 정도”, “논술 과외만 한 달에 50만 원 넘게 든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최승해 입시 컨설턴트는 ‘논술은 개별 첨삭이 중요한데, 사교육에서는 이미 이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논·서술형 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이 또 다른 사교육 수요,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변화의 시대에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공교육 현장도 있었다.

“PD수첩”은 새로운 수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광주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한 탐구 주제에 맞춰 스스로 자료를 찾고, 토론하고, 글을 쓴다. 서로의 글을 평가하는 것도 수업의 일부다. 저학년 때부터 토론과 글쓰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데도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수업을 모든 학교에서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수업 준비와 개별 피드백, 평가에 필요한 교사의 업무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를 감당할 교육 여건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준비 없이 시험만 바뀐다면 새 제도에 대한 불안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고, 그 빈틈은 사교육이 먼저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서술형 도입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은 채점이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객관식과 달리, 수십만 명의 답안을 사람이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교육 유튜버는 “몇십만 명을 사람이 다 채점해야 한다”며 논·서술형 채점 현실화에 의구심을 던졌다. 논·서술형 평가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의 경험도 엇갈린다. 중국은 대규모 채점을 위해 교차 채점과 재검증 절차를 수십 년간 운영해 온 반면, 일본은 약 50만 명의 답안을 채점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서술형 도입을 철회한 바 있다.

그렇다면 수십만 명의 답안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채점할 것인가. 채점관을 어떻게 양성하고, 채점자에 따른 편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PD수첩”은 국내외 대규모 논·서술형 시험의 채점 시스템을 들여다보며, 논·서술형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짚어본다.

수능 논·서술형 도입. 공교육을 살리는 전환점이 될 것인가, 또 하나의 혼란이 될 것인가. MBC “PD수첩” 'AI 시대, 기로에 선 수능' 편은 9월 8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