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신년특집 – 장기침체 : 당신의 겨울, 안녕하십니까

  • 2025.01.10 18:02
  • 6시간전
  • KBS

이른 새벽부터 텅 빈 부산 자갈치시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들. 한 상인의 경우, 하루 종일 가게 문을 열어도 번 돈은 4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호소한다. 30년간 자갈치 시장에서 일해왔지만,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는 상인들. 선주들의 시름도 깊다.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잡히는 어종도 예전 같지 않아 힘든데, 생선값은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 봉제 산업의 메카였던 서울 종로구 창신동. 예전 같은 활력은 찾기 힘들다. 40년 이상 옷가게를 운영해온 한 상인은 예전 매출의 반의반도 못 벌고 있다. 창신동에서 그나마 규모가 큰 편인 공장을 방문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거리가 줄어드니 수익도 주는데, 유지비는 오히려 오르고 있어 직원 유지조차 쉽지 않다. 결국 한 해 동안 4명의 직원이 공장을 떠났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현장이었던 경기도 평택을 이 2년 만에 다시 찾았다. 기대와 활력이 가득했던 현장은 완전히 달라졌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공사는 지연되거나 중단됐고, 인부들의 일자리도 줄었다.

외환위기에도 굳건했던 포항시. 하지만 지금은 위기다. 철강산업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불황을 이겨내지 못한 포스코는 현재 1선재공장과 1제강공장을 폐쇄했고, 현대제철 역시 포항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제철 산업이 침체 늪에 빠지며 포항의 경기도 같이 어려워졌다. 빈 상가가 늘고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인들은 멈출 수 없다. 매일 간판 불을 켜고 영업을 이어나간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인 인천 남동구의 남동국가산업단지. 이곳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내수 침체로 줄어든 생산량이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직원 월급 주는 것조차 사장님들에겐 큰 압박이다.

지난달, 전국농민회총연맹 시위대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하던 중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다수의 시민이 합류해 경찰의 봉쇄를 풀었다.

인간이고 싶은 이들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했다.

전북 정읍시에서 농사를 짓는 김완수 씨는 1억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주고 농기계를 구입했다. 농약과 비룟값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쌀값은 그대로다. 풍년이어도, 흉년이어도 쌀값은 계속 헐값이다. 연간 수입쌀이 40만 8천톤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벼 재배 면적을 8만 헥타르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농민들은 반발하며 쌀값 폭락을 막고 안정적인 농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농민 3법(양곡관리법, 필수농자재 지원법, 농민기본법)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 이들은 사내 도급업체에서 일하던 33명의 노동자였다. 부당한 업무 지시나 열악한 작업 환경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 노조를 설립했지만, 이들은 노조를 설립한 지 20일 만에 해고됐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은 매년, 매 분기 하락하고 있다. 실질소득도 감소하고 있다. 내수 경기 또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은 전국 각지를 돌며 생생한 민심을 들어봤다. 지금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추적 60분 1395회 「신년특집 – 장기침체: 당신의 겨울, 안녕하십니까」 편은 2025년 1월 10일 금요일 밤 10시에 KBS 1TV에서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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