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백두대간의 중심에 서다 - 태백산국립공원
- 2025.02.14 18:14
- 4주전
- KBS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걸쳐 백두대간의 중심에 솟아오른 태백산국립공원. 영봉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웅장한 산세를 그려내고, 다양한 동식물과 국가유산인 천제단, 검룡소 등이 자리하여 생태·경관, 역사·문화적인 가치가 높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녀 일 년 내내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특히 겨울이면 환상적인 설경이 펼쳐져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산이다. 순백의 눈이 그린 겨울날의 수묵화, 태백산국립공원으로 한국화가 박석신 씨가 떠난다.
먼저, 태백산 서쪽 기슭의 천년고찰 정암사로 향한다. 신라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수마노탑을 세우고 창건했다는 정암사는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숲과 골짜기는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다’라는 뜻의 정암사(淨巖寺). 그 이름처럼 첩첩한 산자락 아래 숨은 듯 자리한 사찰에 들어선다. 단아하면서도 은은한 멋을 풍기는 건물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경내를 거니니 자연스레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제 당골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태백산은 높은 고도와 겨울철의 낮은 기온으로 인해 눈이 한 번 내리면 잘 녹지 않아 초입부터 새하얀 눈밭이 펼쳐진다. 순백의 산길을 걸어 산제당에 닿는다. 예부터 민족의 영산이라 불려 온 태백산. 삼국사기를 비롯한 여러 기록에서 신산(神山)으로 섬겨졌으며, 현재까지도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 서린 영험한 기운을 느끼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선다. 산이 깊어질수록 매서운 바람이 은빛 눈보라를 일으키고, 두껍게 쌓인 눈은 무릎까지 차오른다.
짙어지는 설경 사이, 멋스러운 주목이 걸음을 붙잡는다. 태백산 깃대종인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랜 세월 숱한 풍상을 이겨내고 선 주목의 늠름한 자태를 화폭에 담아본다. 이어 해발 1,517m의 문수봉에 닿는다. 사방이 탁 트인 가슴 시원한 풍광에 감탄이 터져 나오고, 신령함이 느껴지는 천제단에 눈길이 머문다. 이제부터는 능선을 따라 나아가는 길. 산을 뒤덮은 눈에 길을 잃지 않도록 정해진 등산로를 잘 파악하며 산행을 해야 한다.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정상 아래에 자리한 망경대에 다다른다.
다음날, 천제단 너머로 밝아오는 일출을 기대하며 이른 아침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시린 냉기 속 나뭇가지에 하얗게 얼어붙은 상고대가 더욱 장관을 이룬다. 주변을 둘러싼 눈부신 설경에 이끌리듯 올라, 해발 1,561m의 천제단에 도착한다. 눈앞으로 붉게 물든 산야의 풍경이 황홀하게 펼쳐지고, 힘차게 떠오르는 새날의 기운이 온몸에 가득 안긴다.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마저 잊게 할 만큼 아름다운 설원의 향연, 태백산국립공원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