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설악산국립공원 2부작 – 1부 겨울 산행의 낭만과 도전

  • 2025.02.21 13:43
  • 1일전
  • KBS

강원도 인제, 속초, 양양, 고성에 걸쳐 약 400㎢에 이르는 광활한 품을 뻗어 내린 설악산국립공원.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30여 개의 산봉우리가 첩첩이 솟아올라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고, 수많은 동식물이 뿌리내려 경관도 수려하다. 정상에 서면 산과 바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비경이 펼쳐지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산행 코스뿐 아니라 전문 등반가들을 위한 암·빙벽 코스까지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곳.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명산, 설악산국립공원으로 오형구, 신희경 부부가 떠난다.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 녹는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설악(雪嶽). 사계절 내내 자연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산이지만, 눈과 연이 깊은 만큼 특히 겨울이면 눈부신 설경으로 많은 산객을 초대한다. 공룡능선을 경계로 내륙 방면을 내설악, 동해 방면을 외설악으로 구분하는데, 부부는 내설악의 관문인 백담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님의 침묵’을 탈고한 곳이자, 독립운동과 관련된 유적지로 알려진 백담사. 설악산 대청봉에서 절까지 작은 담이 100개가 있는 지점에 사찰을 세워 ‘백담사(百潭寺)’라 일컫게 되었다고 한다.

흰 눈 소복이 내려앉은 백담사의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단아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이어 사찰 옆의 계곡 길 따라 봉정암을 향해 걸음을 잇는다. 동해와 가까운 외설악이 웅장한 암릉미를 자랑한다면, 내륙에 가까운 내설악은 수려한 계곡미를 뽐낸다. 다른 계절에는 시원한 물소리와 옥빛 폭포로 발길을 붙잡았을 내설악의 계곡. 모든 물길이 얼어붙어 고요해지는 한겨울에는 새하얗게 풍경을 지우고 은빛 설경을 펼쳐 내 산객의 마음을 붙든다.

산에서 연을 맺은 부부에게 설악산은 더욱 특별한 산행지. 36년 전, 연애하던 시절에 함께 오른 이후 다시 찾아온 설악산에서 아른거리는 옛 추억을 더듬어보며 겨울 설악을 만끽해 본다. 하늘을 가리는 키 큰 나무들이 양옆으로 이어지자, 차가운 공기에 더해진 청량하고 맑은 향기가 몸과 정신을 일깨운다. 어느새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구곡담계곡으로 접어든다. 서서히 설악의 위용을 드러내려는 듯 산이 몸을 일으키고, 길 위로 굵직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머리 위로 선명한 자태를 선보이는 능선과 암봉 중에서도 용의 송곳니처럼 길게 늘어선 용아장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롭게 솟구쳐 오른 봉우리가 멀리서 보아도 위엄있게 느껴진다. 이어 수직에 가까운 아찔한 바윗길을 올라, 드디어 설악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 해발 1,244m의 봉정암에 다다른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신라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세웠다는 봉정암.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탁 트인 조망 아래, 좌로는 용아장성이, 우로는 공룡능선이 압도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겨울의 멋과 기암이 조화를 이루는 설악산국립공원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