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18년 전 탈북한 영순과 아들 소사의 이야기, ‘엄마 영순’

  • 2025.03.20 15:32
  • 18시간전
  • KBS

은 18년 전 탈북한 영순과 아들 소사의 이야기다. 한국 사회를 마주하며 겪은 혼란과 갈등, 가족 간에 벌어지는 사랑과 오해 등 내면의 심리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IDF 영화제,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에 초청되었다.

김영순은 2007년 탈북했다. 남편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큰아들 소룡은 북한에서 행방불명 되었다.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은 작은아들 소사다. 가장인 영순은 주중에는 건설 현장에서, 주말에는 경마장의 푸드트럭에서 일하며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돈으로 자신의 삶을 증명한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남한에서의 삶은 감사함 그 자체다. 반면 아들 소사는 그런 엄마를 원망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한으로 데려와 ‘탈북자’라는 낙인을 안고 살게 만든 것이 엄마라고 생각해서다.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소사를 바라보는 영순의 마음은 복잡하다. 모자의 관계는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그들은 남한에서 무사히 정착할 수 있을까?

납북된 국군 포로의 딸로 태어난 영순은 북한에서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자식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밀수에 뛰어들어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영순의 유일한 희망은 착하고 총명하던 큰아들 소룡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학대를 못 이기고 집을 나간 소룡이 행방불명 되면서 그녀의 삶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목숨 걸고 압록강을 헤엄쳐 탈북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삶은 순탄하지 못하다. 영순은 소사를 위해 힘을 내 살아보겠다고 다짐하지만, 큰아들 없이 남한 땅에서 살아가는 그녀에게 소사는 희망이기보다는 숙제다. 영순은 가족의 분열, 생활고의 아픔을 억누른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소사는 그런 엄마가 무너질까 차별의 상처를 숨긴 채 삶을 이어 간다. 남에게 상처 안 주고, 상처 안 받고 사는 게 꿈이라는 소사를 통해 그저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은 ‘탈북민의 삶’을 바라본다.

은 3년에 걸쳐 탈북민 모자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 가족의 진솔한 내면을 담기 위해 처음 1년간 제작진은 이들과 가까워지는 데 집중했고, 탈북 과정의 애환을 나열하는 대신 영순과 소사의 평범한 삶을 담아낼 수 있었다.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엄마의 상처를 걱정하는 소사, 철없는 아들을 나무라면서도 평생 모은 돈을 건네며 소사의 독립을 응원하는 영순에게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KBS 다큐 인사이트 은 2025년 3월 20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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