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맛의 거리에서 48년! 이만기를 감동시킨 오징어 두루치기의 맛은?
- 2025.06.05 15:48
- 1일전
- KBS
대전의 시작이자 중심이었던 중구 원도심이 다시금 들썩이고 있다. 옛 모습이 남아있는 거리와 청년 소상공인 사장님들의 힙한 가게들이 어우러지며 최근 전국 여행지 만족도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323번째 여정, 대전광역시 중구로 가는 걸음이 설렌다.
현재 대전에서 가장 핫플레이스는 어딜까?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 스포츠 도시로 자리매김 중인 대전의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대전을 연고로 둔 한화 이글스팀은 물오른 경기력으로 일명 ‘보살팬’들의 기다림에 보답 중이다. 더욱이 올 3월 신축야구장을 개장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팬들도 수용 가능해졌다. 덩달아 주변 상권도 함께 대목을 맞고 있다는데. 경기가 있는 날 동네 슈퍼, 자동차용품점 등 야구장 뒷골목 가게들이 닭강정을 튀기며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대전 여행의 또 다른 키워드는 전국 5대 빵집과 함께하는 ‘빵지순례’다. 동네 빵집의 신화를 쓴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빵 보관소, 빵향평준화, 빵 축제 등 새로운 빵 문화를 만들었고, 한 빵집의 날갯짓은 원도심의 골목 상권에도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특이하게 서점에서 대기하는 이색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김준태 씨의 독립서점으로, 점원의 큐레이션과 원도심 투어, 영수증 일기 등 독특한 서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원도심과 책이라는 아날로그 콘텐츠를 연결해 여행객들이 동네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준태 씨는 커뮤니티 서점으로 ‘글로컬 상권’ 창출까지 목표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행 전, 원주민 책방지기의 여행 코스와 마음의 양식을 충전해 줄 책 한 권을 추천받아 본다.
1970~80년대 대전을 이끌었던 선화동 맛의 거리에서 48년간 골목을 지켜온 노포가 있다. 골목마다 음식 거리가 조성될 정도로 성행했던 선화동은 충남도청 이전으로 상권이 밀려났지만, 두부 거리에서 꿋꿋이 자리를 유지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두부를 부쳐 팔다 두부 두루치기와 오징어 두루치기까지 개발, 걸쭉하게 만든 국물에 비벼 먹는 칼국수도 별미다.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주었어도 주방을 떠나지 않은 사장님 덕분에 대를 이어도 맛은 변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라도 든든히 먹여 보내는 게 복이라는 사장님은 언제나 행복 만점이다.
1932년 공주의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2012년까지 도청사로 사용됐다. 대전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로 건축적ㆍ역사적 가치로 국가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되었 다.
2013년부터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다시 태어나 영화 촬영지로도 활용되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2층 도지사실 테라스는 대전역까지 펼쳐진 중앙로를 조망할 수 있는 색다른 뷰포인트가 되어준다. 한눈에 담기는 대전 원도심을 바라보며 지역 정체성을 다시 조명해 본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뒤편과 바리바우길을 잇는 예술과 낭만의 거리, 선리단길에서 콩부각을 파는 자매가 있다. 대전에서는 반찬으로 많이 먹던 향토 음식인 콩튀김을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스낵화해 콩부각으로 만들었다. 밀가루를 묻혀 튀기던 콩튀김을, 콩에 찹쌀가루를 2번 묻혀 바삭하게 튀긴 후 시즈닝을 입혀 16가지 맛으로 만들었다. 자매의 작은 콩 속에 담긴 큰 포부를 맛본다.
대흥동 문화의 거리에 표구사, 필방 등 필방 거리가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1988년에 이 골목에 들어와 4대째 붓을 만드는 장대근 장인이 있다.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붓을 만들며 판매하는 필방이다. 장인의 집안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를 이어 딸까지 대를 이으며 100년 넘게 전통 수제 붓을 고집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붓을 찾는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전통을 꿋꿋이 지키려는 장인의 진심을 들어본다.
대전에 떠오르는 또 다른 음식으로 세계적인 먹방 열풍 중인 ‘매운 김치’가 있다. 베트남 고추와 청양고추를 1:1로 배합해 담근 매운 김치와 김치를 양념장 삼아 먹는 소머리국밥은 땀을 흘리면서도 먹게 되는 중독적인 맛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유천동에도 2년 전 매운 김치와 소머리국밥집을 낸 곳이 있다. 대전 유명 소머리국밥집에서 25년간 야간 근무를 한 사장님이 환갑 기념으로 아이들에게 선물 받은 식당이다. 눈물 나게 맵찬 시간 지나 가족애 진하게 우러난 인생의 진국을 느껴본다.
자타공인 빵의 도시에서 목동의 사랑방으로 통하는 500원 빵집이 있다. 8년 전 동네에 빵집을 차린 부부는 찹쌀을 도매로 매입, 직접 제분해 원가를 낮추고 딸과 형부까지 합류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저렴한 가격을 8년째 유지 중이다. 찹쌀도넛부터, 단팥빵, 크림빵 등 고물가 시대에 그야말로 500원의 행복이다. 저렴한 가격에 사장님의 친절한 맞이는 덤이다. 행복이 넘쳐흐르는 동네의 사랑 빵을 맛본다.
일명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로 통하던 대전의 눈부신 반전! 원도심의 숨어있던 매력을 갈고닦으며 그 속에서 반짝이는 꿈을 키워가는 이들이 만들어 내는 ‘꿀잼도시’의 이야기는 6월 7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편에서 공개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