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매일 철 드는 남자, 서희엽

  • 2025.06.27 15:22
  • 5시간전
  • KBS

현재 역도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역도 명문으로 알려진 한 실업팀의 주장이기도 한 서희엽(34) 씨. 팀의 최고참이지만 후배들에게는 유쾌하고 친근한 선배다. 13살 때부터 21년간 역도만을 바라보며 살았기에 비인기 종목인 역도를 알리고자 유튜브를 시작할 만큼 역도에 대한 애정이 깊은 희엽 씨다.

그런 희엽 씨에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은 ‘현역선수로서 언제까지 역기를 들 수 있을까’이다. 아무리 메달을 많이 땄다 하더라도 은퇴 후 명확한 진로가 없는 상황. 역도 선수 출신 아내와 두 아들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기에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무릎과 어깨 근육 부상 이후 재활을 병행하며 다시 역기를 들어야 했던 희엽 씨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맞서며 버텨가고 있다. 매일 아프고 고된 훈련의 연속이지만 희엽 씨의 역도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6월 말, 전국역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있는 희엽 씨. 이 대회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역도 명문으로 알려진 경상북도개발공사 역도 실업팀의 주장인 희엽 씨는 2015년 아시아 역도 선수권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 2017년 세계 역도 선수권 대회 남자 용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에서 드문 세계 선수권 기록에 앞으로는 올라갈 일만 남은 줄 알았지만, 작년 어깨 근육의 30퍼센트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희엽 씨. 부상으로 인한 아픔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역도를 더 이상 못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더 컸던 희엽 씨다.

이렇게 애정이 깊은 역도가 한국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게 늘 아쉬웠던 희엽 씨. 역도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고참인 자신이 앞장서서 4년 전부터 역도를 알리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희엽 씨는 매일 훈련 기록을 공유하고, 각 지역의 크로스핏장을 찾아가 직접 역도 시범을 보이는 등 꾸준한 노력을 이어갔다. 마침 크로스핏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전보다 더 많은 이가 역도에 관심을 가지는 중이다.

희엽 씨가 오랜 시간 역도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하게 내조를 해주는 아내 한태희(34) 씨 덕분이 다.

20살 때까지 역도 선수 생활을 했던 아내 태희 씨는 처음에 희엽 씨의 대시를 거절했지만 희엽 씨 내면의 아름다움과 유머러스한 매력에 점점 끌려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현재 희엽 씨는 역도에 집중하기 위해 역도장 내 숙소 생활을 하고 있어 평일에는 태희 씨가 두 아들을 혼자 돌보고 있다. 종일 뛰어다니며 장난치기 좋아하는 8살 형재와 6살 형천이. 그중 형천이는 개구쟁이였던 남편의 어린 시절을 닮아 유난히 손이 많이 간다.

타고난 기질은 어쩔 수 없지만 부모가 멋진 성품을 입혀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정성껏 키우는 태희 씨. 남편이 오면 두 아들을 홀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릴 만도 하지만, 태희 씨 역시 역도 선수였기 때문에 오히려 운동선수의 고충을 알고 주말마다 오는 남편을 정성껏 챙긴다. 비록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묵묵히 애쓰는 역도왕의 아내, 태희 씨다.

21년 동안 역도 선수로 활동한 희엽 씨도 매번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기록을 1kg씩 올리면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즐겁다는 희엽 씨. 운동선수로 오래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희엽 씨의 목표는 그저 역도 선수로 오래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아도 입상권에 들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보통 운동선수들이 30대 중반을 넘기면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희엽 씨는 다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어떤 한계든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국가대표 최고령 선수지만 2028년 LA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희엽 씨.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을 즐기는 그의 도전 일기를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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