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연약한 숨결의 사각지대, 미세먼지
- 2025.07.01 15:05
- 7시간전
- KBS

오늘도 무심코 숨을 들이쉬지만, 깨끗해 보이는 공기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암살자’가 숨어 있다. 그 정체는 바로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아 폐는 물론, 혈관을 타고 뇌까지 파고들 수 있기에 고령자, 만성질환자, 어린이처럼 ‘건강 민감 계층’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마철, 우리의 집 안은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까? 놀랍게도 실내에도 위협은 존재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우리의 폐를 조용히 공격하고 있다.
이번 주 에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실내외 공기 속 미세먼지의 실체를 파헤쳐 보고, 우리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확실한 대응법을 확인해 본다.
17년 차 외벽 청소 베테랑 엄도건(46) 씨는 오늘도 로프에 매달린 채 하루를 시작한다. 황사와 꽃가루, 도로 매연으로 뒤덮인 건물을 닦아내고 나면 목이 간질간질해지고, 코에서는 석탄 가루처럼 검은 먼지가 나온다. 하지만 그의 유일한 보호막은 천 마스크뿐이다. 과연 엄도건 씨의 폐 건강은 괜찮을까? 그의 간이 폐활량 측정기 결과는 다소 놀라웠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 그 누구보다 즉각적으로 피해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특발성 폐섬유화증 환자인 전일구(61) 씨다. 폐가 점차 굳어지는 병을 앓고 있는 전일구 씨는 산소호흡기 없이는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어렵다. 숨쉬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같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창문만 열어도 기침이 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더욱더 떨어진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해야만 한다.
천식 환자인 안명희(70) 씨는 평소 마스크를 2개씩 착용하고 외출한다. 집에 있어도 청소와 요리를 할 때만 창문을 잠깐씩 열어 환기할 뿐이고, 내내 창문을 닫고 산다. 미세먼지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기침과 가래로 몇 날 며칠 밤잠까지 설쳤다는데. 계속되는 미세먼지 공포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미세먼지는 기저질환자뿐만 아니라 겉보기에는 건강한 사람도 피해갈 수 없다. 12년 동안 식당 주방에서 일했던 손석철(67) 씨는 작년 건강검진에서 폐 이상 소견을 들었다. 평생 담배 한 번 피운 적이 없었지만, 그의 폐에서는 암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 1,20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급식실 조리사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 김정숙(60) 씨와 이혜숙(57) 씨는 급식실 조리사 일을 하던 중 폐암 진단을 받았 다.
2021년 학교 급식 종사자의 첫 폐암 산업재해 인정 후 2024년까지 폐암 산재 승인 사례는 총 169명에 달한다. 바로, 음식을 볶고 튀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 때문이다. WHO는 조리흄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집에서 음식을 하는 때에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로 발생할까. 제작진은 직접 고등어와 삼겹살을 구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봤다. 그런데, 부엌을 넘어 거실까지 퍼지는 초미세먼지 수치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미세먼지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광산에서 일하며 진폐증을 앓게 된 황영조(89) 씨는 올해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당시, 연기에 노출된 뒤 폐에 기흉이 생겼다. 문제는 이런 대형 산불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절과는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일상을 은밀하게 파고드는 미세먼지의 습격에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미세먼지의 실체와 그 예방법을 7월 2일 수요일 밤 10시 에서 공개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