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비상! KAI'
- 2025.09.23 10:12
- 7시간전
- KBS

'수리온, 미르온'(헬기)에서 'FA-50, KF-21'(전투기)까지…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기다. 'K-방산'의 역대급 호황에도 4대 방산업체 중 유독 KAI만 실적과 고용, 주가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KAI 안팎에선 경영 난맥상의 원인으로 정치 바람을 타는 경영진 인선 구조를 꼽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반복된 이유다.
KAI는 2022년 9월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30억 달러) 판매 계약을 맺었다. '역대 최대 규모', '첫 유럽 진출' 등의 극찬이 뒤따랐다. 이듬해 말엔 FA-50GF 12대를 폴란드에 적기 납품했다. 하지만 올 11월부터 납품 예정이던 나머지 36대가 문제다. FA-50PL 1호기를 인도하기까지는 최소 1년 6개월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방산’ 경쟁력의 핵심인 ‘빠른 납품’이 불발돼 국제 신뢰도 훼손마저 우려된다. 이유는 뭘지, KAI 본사를 현장 취재했다.
새 정부 출범 첫날, 강구영 KAI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대선 때 그는 임관 동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군(軍) 예비역 모임 공동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KAI 공시 자료 분석 결과, 강구영 전 사장은 취임 초기 기존 임원 34명 중 21명(61.8%)을 해임했다. KAI에서 잔뼈가 굵은 부문별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그의 측근이 대거 영입됐다. 경영과 무관한 강 사장의 정치적 행보도 논란이었다. 최근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우회 납품에 동원된 의혹을 사기도 했다. 은 KAI의 내부 문서 등을 다량 확보했다.
정권 성향을 떠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정부마다 이름을 바꿔 반복됐다. 전문성이 모자란 인사들이 속속 임명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독일 출신 한 경제학자는 한국에서의 ‘낙하산 인사’ 폐해가 얼마나 강력하고 널리 퍼져 있는지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강구영 전 사장 퇴임 이후 KAI는 3개월 가까이 수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다. 새 정부는 진짜 성장을 위한 제도 개혁의 하나로 '낙하산 인사 근절'을 제시했다. 이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지난 3년간 KAI 내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적한 내용을 오늘(23일) 밤 10시 KBS 1TV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