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찰스> 강진 어촌 마을의 ‘똑순이 어부’, 베트남에서 온 팜티느후인

  • 2025.09.23 16:16
  • 4시간전
  • KBS

대한민국 남쪽 끝자락, 전라남도 강진 어촌 마을에 오늘의 찰스가 산다. 고등학교 졸업 후, 18살에 조카들의 육아를 돕기 위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팜티느후인. 앞서 한국에 시집온 이모의 소개로 강진으로 귀어한 남편 종훈 씨와 인연이 닿았다. 서툰 한국어와 적지 않은 나이 차이를 극복하며 운명처럼 연애를 시작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한국인들에겐 어려운 베트남 이름 덕분에 남편이 지어준 ‘소원’이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그렇게 결혼 생활 6년이 지나 어느새 소원은 세 명의 아이를 둔 다둥이 엄마가 되었다. 그녀의 직업은 매일 바다 위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어부. 오전 5시,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매일 선장인 남편과 함께 강진 앞바다로 나선다.

남편이 배를 모는 동안 소원은 직접 미끼를 손질하고, 통발을 걷어 올려 미끼를 교체하고, 잡은 생선 손질까지 척척이다. 어느새 아내 소원이 없으면 조업을 못 할 상황이 되었다. 더욱이 바다에서 돌아오면 곧장 시어머니의 건어물 가게로 가 가게 일까지 돕는다. 고단한 뱃일과 쉴 새 없는 일거리에도 묵묵히 자신의 맡은 역할을 야무지게 해낸다.

그녀가 부지런히 고된 일상을 반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새벽부터 바쁜 소원 부부의 문어잡이 현장, 그 생생한 일상을 따라가 본다.

결혼 생각은 전혀 없이 한국 땅에 발을 들인 소원이지만, 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로서 당당히 꿈과 목표를 갖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한국 국적을 취득해 ‘진짜 한국인’ 되고 싶은 그녀다. 소원은 바쁜 와중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귀화 시험 합격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한다.

13년 전 먼저 귀화에 성공한 귀화 선배(?)인 이모를 만나 노하우도 얻으려 애쓰고 배 위에서도 틈틈이 기출문제와 예상 질문을 반복하며 시험 준비를 이어간다. 하지만 육아와 공부의 병행은 결코 쉽지 않다. 시험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다. 고군분투하는 소원을 바라보며 시어머니와 남편은 마음 한편이 짠해진다.

가족들의 무한한 응원을 등에 업고, 오늘도 소원은 바다 일과 시험공부를 반복한다. 드디어 귀화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소원은 고대하던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한국 국적 취득에 성공할 수 있을까?

어느덧 강진은 소원에게 제2의 고향이 되었고, 드넓은 바다는 삶의 터전이 되었다. 남편의 조력자 역할을 넘어 언젠간 직접 배를 모는 ‘선장’이 되고 싶다는 꿈 역시 자연스럽게 생겼지만, 아이들 육아에 바다 조업, 시어머니 가게 일손 돕기까지. 눈앞의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마음속에 자라난 ‘꿈’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8년 차 선장인 남편의 특별 지도로, 소원은 배 위에서의 훈련을 거듭한다. 지역 최초의 외국 출신 여선장을 꿈꾸는 소원. 그녀의 당찬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아내 바보’ 남편과 낯선 어촌 마을에서 친구이자 단짝이 되어준 시어머니. 그리고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귀염둥이 삼 남매 아이들까지. 한 지붕 아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며 ‘한국인 선장’을 꿈꾸는 소원의 특별하고 당찬 인생 도전기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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