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남성의 질병 vs 여성의 질병 다르게 고쳐야 산다?!

  • 2026.01.13 14:10
  • 2시간전
  • KBS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는 단순히 생식기 구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심장과 두뇌, 뼈와 피부, 각종 장기는 물론 신체 대사와 호르몬 변화, 나아가 노화의 속도와 방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성별에 따른 신체적 차이를 이해하고,진단부터 치료까지 성별 특성에 맞게 접근하는 것. 그것이 바로 맞춤의료의 출발점, 성차의학(性差醫學)이다.

2026년 1월 14일 KBS 1TV 신년기획 2부작 미래 맞춤의료의 열쇠, 성차(性差)의학 2부 ‘남녀의 병, 다르게 고쳐야 산다’에서는 최근 의학계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차의학을 중심으로 남성과 여성의 질병이 왜, 그리고 어떻게 다른 치료 접근을 필요로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연구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국내 기능성 위장관 질환 유병률은 무려 39%로 흔한 질병이다. 속쓰림과 소화불량, 복통, 변비, 설사, 복부팽만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받더라도 만족할 만큼 증상이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조금만 버티면 소화되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주영길(58) 씨. 가수 활동과 개인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는 바쁜 스케줄 속 식사할 때마다 소화불량을 겪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러나, 생전 처음 해본 위내시경 검사 결과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물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함께 장상피화생과 위염까지 발견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남성들이 위장관 질환의 증상을 느껴도 곧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위장관 질환 증상 역시 묽은 변이나 소화불량 등 생리적인 증상이 주로 발생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여성은 어떻게 다를까?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마라톤이 취미라는 이심결(65) 씨는 폐경 이후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꾸준한 운동으로 뼈 건강에 자신 있었음에도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가 검진을 통해 빠르게 발견된 덕분에 치료를 받고 뼈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강철 체력을 뽐내고 있다.

만성질환을 치료 중이던 심상원(48) 씨는 혈액검사에서 비타민D 수치가 떨어져 있다는 말에 내분비내과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골감소증이라는 진단. 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이처럼 남성들은 여성처럼 국가 검진 자체가 없기도 하지만 남성의 뼈는 단단한 피질골의 비율이 많아 뼈의 손실이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실제 60~80대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남성 골다공증 자가 진단 설문을 진행해 본 결과 대부분이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의심됐는데. 실제남성들의 골다공증 인지율은 여성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편. 치명적인 골절이 일어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사망률 역시 높다는 남성 골다공증. 이제 더 이상 여성의 질병이 아니다.

성차는 수면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 코골이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장애가 두드러진다. 심학섭(74) 씨는 최고 1분까지 수면 중 무호흡이 발견되고 산소 포화도가 무려 67%까지 떨어지며 괴성을 지르고 몸부림치는 증상까지 겪었다. 남성의 경우는 호흡 곤란 증상을 해결하는 양압기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여성의 수면장애는 남성에 비해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10년 넘게 수면장애에 시달려 왔다는 김희영(53) 씨는 실제로 하루도 편히 자 본 적이 없다. 몸을 피곤하게 하려고 운동도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하루를 보내지만, 한번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 정도의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검사를 해본 결과 수면저호흡증으로 인한 수면 분절 증상이 심각했는데. 호흡 곤란 치료만 하면 되는 남성! 그렇다면 여성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약물 부작용에서도 남녀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를 받던 박순석 (71)씨는 약을 복용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식사조차 힘들만큼 심한 부작용을 겪었다. 약물 부작용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타나지만 여러 연구와 통계에 따르면 특정 약물에서 여성에게서 더 많은 부작용이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 미국식품의약국은 약물 임상 평가에서 연령인종과 함께 성별에 따른 분석 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남성 중심으로 진행돼 온 임상시험에 여성을 제도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여성은 생리 주기에 따라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임상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임산부와 수유부의 임상시험 참여 역시 여성과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으로 인해 엄격히 제한 돼 왔다. 그렇다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 최근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장기를 모방한 미니 장기를 활용한 신약 개발과 독성 평가, 질병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 이전 단계에서 약물의 효과와 독성을 인체와 유사한 환경에서 예측함으로써, 성별에 따른 부작용 위험까지 미리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