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이만기, ‘동네 한 바퀴’ 최초 백령도 상륙! 짠지떡, 까나리 치킨 등 백령도 이색 음식 탐방

  • 2026.08.13 09:30
  • 2시간전
  • KBS

인천항에서 4시간,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흰 날개의 섬 백령도(白翎島). 동네지기 이만기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도하는 젊은 장병들과 인사를 나누며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로 백령도에 첫발을 내디딘다. 접경지역의 긴장감 속에서도 힘차게 날갯짓하는 이들을 만나러 382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백령도는 서울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접경지역이다. 마을 곳곳에 있는 대피소가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두꺼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나는 반전이 펼쳐진다. 비상시 피난처로 만들어진 대피소가 평상시에는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연습실로 거듭난 것이다. 드럼 스틱을 쥔 이들은 70대 토박이 주민부터 타지에서 시집와 백령 사람이 된 이들까지 다양하다. 신나게 드럼을 치다 보면 일상의 시름도 싹 달아난다. 긴장의 땅을 흥겨운 무대로 바꾸어버린 백령도 주민들의 활기차고 당찬 인생 연주를 들어본다.

백령도 바다는 차가운 수온 덕에 까나리잡이 배는 늘 만선이다. 주민들에게는 ‘덕’에 삶아 숙성해 만든 ‘까나리 액젓’이 가장 익숙하다. 그런 백령도에서 까나리의 색다른 변신을 연구하는 토박이 송진경(47) 씨를 만났다. 그녀에게 까나리는 어릴 적 포구에서 주워 먹던 정겨운 고향의 맛이다. 하지만 육지에서 태어나, 까나리를 꺼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진경 씨가 팔을 걷어붙였다. 치킨 튀김옷과 토핑에 까나리를 접목한 까나리 치킨을 개발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치킨 속에 고향의 맛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앞으로도 까나리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그녀의 백령도 이색 간식을 맛봤다.

짠지떡은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건너온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황해도 사투리로 김치를 뜻하는 '짠지'와 굴이나 홍합을 넣은 백령도식 만두다. 먹고살기 힘들고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백령도 들녘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던 메밀과 찹쌀을 섞어 만든 피가 떡처럼 쫀득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허기진 배는 물론, 서러운 마음까지 다독여주던 음식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주민들이 즐겨 찾는 백령도만의 별미다.

사곶 해수욕장은 세계에서 단 두 곳뿐이라는 천연비행장이다. 고운 규암 가루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쌓여있어 한국전쟁 때부터 최근까지도 군사 비행장으로 쓰였다. 길이 약 3km, 최대 폭 300m에 이르는 탁 트인 백사장 위에서 서해 최북단 전선을 지키는 해병대원들을 만났다. 늠름한 군기 속에 숨겨진 청춘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그리운 부모님과 얼마 전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진심 어린 영상 편지를 보내며 웃어 보이는 모습에서 이제 막 10대를 벗어난 청년들의 풋풋함이 묻어난다. 동네지기 이만기도 백여 명의 해병대원들과 함께 목청껏 구호를 외치며 뛰어본다.

백령도는 어업보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더 많은 섬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은 예부터 백령도 들녘을 채우던 대표 작물이었다. 황해도와 인접해 일찍부터 냉면 문화가 자리 잡은 백령도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던 메밀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백령도식 냉면은 먼저 메밀을 정성껏 말리고 빻아 면을 뽑아낸다. 여기에 진하게 우려낸 사골과 시원한 동치미를 황금 비율로 섞어 육수를 만든다. 그렇게 완성된 냉면에 까나리액젓을 두르는 것이 백령도식 메밀냉면의 핵심이다.

28년간 운전대를 잡던 손으로 이제는 냉면을 말아내는 전직 마을버스 기사 김창유(64) 씨.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곁을 지키기 위해 육지 생활을 접고 백령도로 돌아온 딸 김송미(33) 씨. 부녀의 정성과 애정이 가득 담긴 냉면 한 그릇을 맛본다.

두무진, 오랜 세월 해식 작용을 거치며 형성된 기암괴석의 모습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군사 회의를 하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웅장한 바위 사이로 조성된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경이로운 자연의 조각품을 가만히 눈에 담아본다.

제주도에서 원정 물질을 왔다가 백령도 바다의 풍요로움에 반해 정착한 50년 경력의 베테랑 해녀 김호순(78) 씨. 그리고 그런 장모님의 부름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와 17년째 함께 백령 바다를 터전 삼은 사위 윤학진(52) 씨를 만났다. 호순 씨는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열 길 물속을 훤히 내다보는 든든한 길잡이다. 학진 씨는 장모님이 당겨주는 공기줄에 의지해 깊은 바닷속을 누빈다. 거친 백령도 바다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각별하고 다정한 장서 간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거친 바다를 일구며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백령도 사람들의 정겨운 여름. 파도보다 깊고 푸른 이들의 인생 이야기는 8월 1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382화 여름 섬 기획 2부작 백령도 - 1부 평화롭다 서해의 요람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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