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특집 <동네 한 바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특집 일본 2부작...1부 든든하다 – 일본 오사카 편

  • 2025.06.20 17:57
  • 5시간전
  • KBS

1965년 6월 22일, 도쿄에서 조인된 ‘한일 양국의 국교관계에 관한 조약’으로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지 60주년을 맞아, KBS 가 일본 한 바퀴를 돌고 왔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재일동포가 사는 도시 오사카의 도톤보리를 시작으로, 도쿄의 재일동포 바이올린 장인이 들려주는 고향의 봄 선율까지. 2부작으로 만나는 가, 앞마당을 함께 쓰는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의 우정어린 이야기와 동네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청자의 안방을 찾는다.

재일동포 양정숙(69) 씨는 어머니가 개발한 김치 오코노미야끼를 이어가고 있다. 양정숙 씨의 어머니는 12살 어린 나이에 강제 징용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오사카에 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큰딸인 정숙 씨가 먹고 싶어 한 오코노미야끼를 시작으로 살던 집 반 칸을 개조해 작은 식당을 차렸다. 이젠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자리를 지키며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가는 딸의 오코노미야끼 가게는 일본 각지의 스타들이 줄지어 찾아오는 오사카의 명소가 됐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발전된 기술을 자랑하는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이곳에서 자랑스러운 KOREA의 이름을 달고 있는 한국관을 동네한바퀴가 방문했다. 음성이 AI를 통해 음악과 빛으로 변환되는 한국관 1관을 지나, 황폐해진 도시에서 생명의 회복을 꿈꾸는 2관 등 한국의 첨단 기술이 보여주는 미래를 경험하고 나오다, 이만기가 ‘재일동포 기념 월(Wall)’을 발견한다.

1970년 당시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 참가하기 어려웠던 모국 대한민국을 도운 재일동포들의 공헌에 관한 기록이 그 기념월을 가득 메우고 있다. 6.25전쟁, 88서울올림픽, IMF외환위기 등 국가적 위기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재일동포들은 모금해 모국에 보내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했고, 대한민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중심에 있었던 리더, 고 이희건 회장은 ‘금융보국(金融報國)’의 철학으로 모국의 발전에 기여했던 금융인으로서, 재일동포들이 오사카에 뿌리 내리고 살면서 성공을 통해 모국의 발전에 힘과 마음을 보태게 하는 중심 역할을 했다. 쓰루미 녹지공원에 현재까지 아름답게 관리되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한국정원’도 1990년대 국제 꽃 박람회 때 한국정원을 오사카에 남기고 싶었던 그의 열정과 의지가 꽃피운 뜻깊은 공간이다.

경복궁, 창덕궁의 전통정원을 재현한 정자와 연못, 아름다운 한국의 수목들이 오늘까지 재일동포들의 자긍심으로 꽃피우고 있 다.

2025년, 세계의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와 오사카 도심 속 휴식처 한국정원을 찾아가 재일동포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의 마음과 기적의 역사를 만난다.

재일동포의 현재이자 미래를 만날 수 있는 학교가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운영되는 건국학교는 1946년 재일동포 1세대들이 설립한 민족학교다. 현재는 재일동포뿐 아니라 일본인들까지 가고 싶어 하는 명문으로 꼽힌다.

그 이유는 학교의 자랑이 된 전통예술부에 있다.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23명의 단원이 활동하는 이곳은 사물놀이, 사자놀이 등 놀라운 기예의 풍물 공연을 펼친다.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일본 전역은 물론, 세계무대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그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조선통신사의 문화교류 행렬을 재현한 ‘왔소 축제’의 문화사절단으로서 한일 양국의 우호과 교류의 전통을 이어가는 대견한 학생들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의 뜻깊은 2025년에 동네 한 바퀴가 찾아가 만난다.

각국에서 모여드는 배들로 부산항을 생각나게 하는 오사카 항. 이곳에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 남편 카즈(43) 씨와 손맛 좋은 부산 출신 아내 혜선(41) 씨가 운영하는 한식당이 있다. 혜선 씨는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왔다가 아르바이트하던 회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이 부부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살다 5년 전 남편의 고향인 오사카에 정착했다. 현재는 요리경력 50년의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스시집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한식을 알리고 있다.

한국인인 아내보다 매운맛을 더 좋아한다는 남편 덕분에 이곳의 대표 인기 메뉴는 매운 낙지볶음. 태어난 곳도 자라온 환경도 달라 좌충우돌했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가정과 식당을 꾸려가고 있는 부부의 달콤하고도 짭쪼름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오사카는 일본에서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다. 그곳에 자리한 쓰루하시 시장은 대부분 2대, 3대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일동포 상인들이다.

그곳에 자리한 쓰루하시 시장을 찾아가니, 여전히 한복, 김치, 제수상에 올리는 음식 등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음식들이 가득하다. 대부분 2대, 3대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일동포 상인들이다. 그중 할머니 때부터 이어져 오는 한복과 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최승규(64) 사장을 만났다. 쓰루하시 역 앞에 노점 무허가 시장으로 시작돼, 폐장되는 위기에 처했던 쓰루하시 시장. 그 고달팠던 역사 속에서 재일동포들의 삶의 터전을 되찾고 튼튼히 뿌리 내리게 해 준 쓰루하시 시장의 강인한 생명력과, 그 역사를 펼쳐나가게 해준 쓰루하시 상점가 진흥조합 창립자의 이야기를 쓰루하시 시장 상인을 통해 듣는다.

작은 선술집에 배우 공유의 사진이 가득하다. 이곳의 주인은 75세 일본인 키이 씨. 6살에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남겨진 키이 씨는 친척 집을 전전하며 자랐다. 학업은커녕 제대로 먹지도 못하던 그의 끼니를 챙겨준 은인은 다름 아닌 재일동포들이었다. 부모도 없는 아이라는 손가락질 대신 ‘밥 먹고 가라’며 푸근히 품어준 이웃 재일동포 아주머니들은 그녀에게 엄마 같은 존재였다.

키이 씨가 한국을 자신의 나라처럼 사랑하게 된 시작점이다. 그래서 그녀가 운영하는 선술집에 재일동포나 한국인이 찾아올 때면 끝없이 서비스 음식을 계속 내어주게 된다. 일본인 키이 씨와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유쾌하고 친근하게 함께 웃고 공감하는 뭉클한 시간을 가져본다.

그리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동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일본 오사카의 이야기는 6월 21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편에서 공개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