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광복 80주년 특집 ‘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
- 2025.07.28 09:45
- 5시간전
- MBC
![[PD수첩] 광복 80주년 특집 <PD수첩> ‘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https://i.ibb.co/YVT1Y6H/20250728082518-0-jpg.jpg)
광복 80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시간이 흐른 지금도 양국은 ‘과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두고 깊은 인식의 간극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일부 사람들은 강제 동원을 ‘모집’으로 표현하며 ‘자발적 지원’이었다고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강제 동원의 본질을 왜곡하는 인식은, 관련 피해에 대한 책임 규명과 후속 조치를 미루는 근거가 되어 왔다. 그 결과,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조선인들의 유해는 아직까지도 온전히 수습되지 못하고 있으며, 희생자들은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
“PD수첩”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강제 동원을 둘러싼 왜곡된 인식이 희생자들의 유해조차 온전히 수습되지 못하게 만든 현실을 들여다보고,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이들을 만나 강제 동원의 흔적을 추적했다.
1945년, 태평양 전쟁 후반기 오키나와에서 미·일 군대가 격전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오키나와 현지 주민뿐 아니라 조선인들 역시 대거 동원되어 수 많은 민간과 강제 동원 희생자들이 사선에 내몰려 목숨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피해 실태에 대한 조사도 최소화했다. 이런 가운데, 묻힌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은 정부가 아닌 일본 시민단체의 손에서 시작됐다.
구시켄 다카마쓰 씨는 오키나와 전역을 돌며 유해의 흔적을 수년간 직접 채록해 왔다. 기록조차 남지 않은 희생자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활동이었다. 이처럼 과거의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와 대치하며 움직이는 이들이 있는 한편, 같은 섬에서는 역사를 미화하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오키나와 전투 당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초래한 우시지마 미쓰루 참배와 조선인의 유해가 섞인 흙을 미군기지 건설에 사용하겠다는 정부 계획까지도 공개됐다. 피해의 진실을 기록하려는 노력과는 반대로, 그 의미를 외면하는 행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역사를 두고, 이토록 극단적으로 다른 기억이 공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PD수첩”은 강제 동원 희생자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들을 만나, 외면과 반성이 공존하는 일본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실제 강제 동원으로 귀화하지 못한 조선인의 흔적을 발견했다.
1942년, 일본 조세이 해저 탄광에서 대규모 수몰 사고가 발생했다. 총 183명 중 탄광의 붕괴로 조선인 1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갱구의 문은 닫힌 채 세월에 묻혀 있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유해 수습에 나서지 않았고, 그렇게 82년이 흐른 끝에야 닫혀 있던 갱구가 다시 열렸다.
그 오랜 침묵을 깬 건, 정부도 기업도 아닌 일본 시민단체와 유가족의 간절함이었다. 역사를 바로잡기를 바라는 이들의 노력은 유해 발굴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게 했고, 현재 한·일 잠수사들이 갱구와 피아(갱구로 통하는 수직 통로 구조물) 구간을 오가며 수몰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한 명의 잠수부에게 모든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상황. 개인의 희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가족들은 부디 한 위의 유골이라도 수습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일본 시민단체 역시 그 염원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이 간절한 마음만으로, 유해 발굴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PD수첩”은 조세이 탄광 현장을 직접 찾아가, 유족들의 목소리와 시민단체의 활동, 그리고 잠수 촬영을 통해 확인된 수심 약 40m 지점의 내부 모습을 바탕으로 유골 수습 가능성을 취재했다.
일본 시민단체의 행보와 강제 동원으로 아직도 낯선 땅에 잠들어있는 유골 수습을 집중 취재한 광복 80주년 특집 “PD수첩” ‘지워진 역사, 그곳에 조선인이 있다’는 7월 29일(화)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