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억압된 기억들, '말더듬'으로 되살아나다"
- 2025.08.04 14:18
- 6시간전
- 프레시안

SUMMARY . . .
고승욱(1968~, 제주 출생)이 현재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5년 말 동두천 상패동 공동묘지에서의 충격적 경험이었다.
작가는 이후 20년간 제주 4.3 학살 현장, 노근리 쌍굴다리, 지리산 실상사, 한국전쟁 격전지 홍천 등 "한반도 변방에 위치한 사건의 장소들"을 체계적으로 순례했다.
후쿠시마 농부가 목장을 재건하며 소를 키우는 생명 회복의 서사와 제주에서 죽음의 땅에 생명의 씨앗을 틀우는 공동체적 실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국경과 민족을 넘어선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냉전 이데올로기가 신자유주의적 자본 축적과 결합하여 만들어낸 제주 강정과 같은 현실 앞에서, 역사적 트라우마는 단순히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이 드러난다.
작가가 촛불시위 현장과 제주 굿당에서 수집한 녹은 초를 재생하여 다시 불을 밝히는 행위는 저항과 치유의 변증법적 통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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