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불법 사제 총기, 대한민국을 위협하다

총기 안전국 대한민국에서 사제 총기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7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아버지가 친아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기 소유 및 소지가 엄격하게 규제되는 우리나라에서, 그는 어떻게 총과 실탄을 구해 범행을 저질렀을까.

SNS를 통해 총기 제작법이 퍼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총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일명 ‘고스트건’(Ghost Gun·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불가능한 유령 총)이 버젓이 제작, 유통되고 있는 상황. 대한민국은 여전히 총기 청정국이 맞는 걸까.

은 암암리에 거래되는 사제 총과 실탄. 총기 청정국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총기 거래를 추적했다.

지난 7월, 인천 송도에서 벌어진 사제 총기 살인 사건. 60대 피의자는 SNS 영상을 참고해 직접 범행에 쓰일 총을 만들었다. 도심에서 벌어진 사제 총기 살인 사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제 총기 살인 사건은 처음이 아니 다.

2016년 40대 남성이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사제 총으로 경찰을 쏜 사건이 있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불법 총기류가 급증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세관에서 적발된 중국산 불법 총기는 5,735정. 특히, 군산항에서 2,035정이 적발됐다. 밀수와 개조로 만들어진 사제 총은 일련번호가 없기 때문에 추적과 관리가 어렵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총기 제작 방법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텔레그램에서 권총을 직접 만들어 판다는 업자와 접촉했다. 그는 “밀수한 부품으로 총을 만들고 화약식 타정총에서 화약을 추출해 탄을 만든다”고 밝혔다. 부품 밀수와 타정총 화약 추출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제 총기 업자. 타정총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제작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정말 총기 판매까지 하고 있는 걸까. 이 그 실체를 추적해 봤다.

최근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실탄이 불법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탄은 22구경 사격용 실탄. 수사 결과 지역 체육회 감독이 실탄을 유출해 전 사격 국가대표 감독이던 스승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총포사와 불법 무기업자 등도 총기 유통과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실탄은 발사 시 소음이 적어 일반인들은 소리를 인지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특수 실탄을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2022년 일본 전 총리 아베 신조 피격 사건. 당시 그를 조준한 총은 사제 총기였다. 범인은 3D 프린터를 통해 부품을 제작했다. 실제 3D 프린트 도안 사이트에서 한국 돈 약 3만 8천 원에 권총 도안을 구할 수 있었다. 전문가는 “특수 3D 프린트를 이용하면 금속 재질의 탄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총기류 도안과 SNS에 퍼진 총기 제작 방법들. 이것을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확하게 규제할 법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 플랫폼에 게시된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 제재는 힘든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총기 청정국이라 자부했던 대한민국. 하지만 관리의 빈틈을 파고든 사제 총이 일상을 위협한다. 1432회 「불법 사제 총기, 대한민국을 위협하다」 편은 2025년 11월 21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