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차이나 회색 전쟁'

  • 2026.04.14 10:20
  • 2시간전
  • KBS

2026년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예상. 타이완은 그 어느 때보다 번영을 누리고 있다. 타이완 사회는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수준도 자랑한다. 인구 2천3백만 명,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의 섬 타이완은 이제 중국과 너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타이완 주변 해역에 중국 함정 수십 대가 나타났다. 하늘에는 100대가 넘는 군용기가 출몰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타이완 봉쇄 훈련 '정의의 사명 2025'였다. 반년 전 중국은 타이완 에너지 안보의 핵심 LNG 시설을 공격하는 가상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3기 집권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27년, 4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다. 

지난 3~4년간 미국 CIA는 2027년을 콕 찍어 중국의 무력 침공을 전망했다. 이후 많은 전문가가 '2027년 침공설'에 힘을 실으며 타이완 해협의 위기를 경고했다. 중국으로부터의 강한 군사적 압박에 타이완 정부는 중국이 사정권에 드는 미국의 고속기동 다연장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를 서둘러 배치하는 등 군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의 결속력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미 국가정보국은 CIA 등 미 정보기관들의 최신 정보를 요약해 ‘2026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선 '중국이 2027년 타이완을 침공하지 않고, 당장 다른 구체적인 일정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올해 계속 무력 분쟁 없이 다른 방법으로 타이완을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타이완 침공 작전이 매우 큰 도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타이완을 포기한 건 아니다.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 중국은 타이완을 겨냥한 사회적·정치적 압박과 교란 작전 같은 고도의 심리전이 타이완 사회를 지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지금보다 침공하기 더 효율적인 상태가 될 것이다. 타이완은 이제 중국의 군사적·비군사적 압박에 모두 맞서야 한다. 

중국은 지금 도전과 기회를 맞았다. 타이완을 두고 새 일본 총리 다카이치의 군사 개입 가능성 발언, 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일본의 '제1도련선' 방어막 구축은 타이완을 공략하고 태평양에 진출하려는 중국에 큰 장벽이다. 

돌연 기회도 찾아왔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다. 두 달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면서 미군 자산은 갈수록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 등 주한미군 자산 일부도 중동 배치를 위해 한반도에서 빠져나갔다. 미군의 아시아 집중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경제를 볼모로 국제 무대에서 새로운 질서를 요구할 수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타격을 입고 원유 70%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한국, 90%를 들여오는 일본 모두가 고유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타이완 해협까지 막히면 어떻게 될까? 

올해 미국과 중국의 두 정상은 회담을 예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1월 중간선거,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경기회복과 4번째 연임. 두 정상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회담을 활용할 것이다. 자칫 타이완이 두 정상의 거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말한다, '미국을 얼마나 믿을 수 있습니까?' 국제 정세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차이나 회색 전쟁’은 4월 14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