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초고령사회의 민낯 2부작 - 2부 돌봄 지옥, 사라지는 요양보호사

  • 2026.07.10 09:47
  • 2시간전
  • KBS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올해로 시행 18년째를 맞았다. 이 제도를 통해 국가공인 자격을 취득한 요양보호사들이 치매,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2026년 4월 기준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는 317만 9,367명에 달해도, 실제 장기요양기관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68만 2,741명으로 자격 취득자의 21.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른바 '장롱면허'로 남아 있다. 그들은 왜 일터를 떠났을까.

돌봄 인력이 사라지자, 그 공백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간다. 은 초고령사회의 민낯 2부작 중 2편으로,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요양보호사들의 목소리를 취재했다.

뇌경색으로 네 차례나 응급실을 찾은 남편. 지금은 당뇨와 치매까지 앓고 있다. 방문요양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오던 아내는 다리를 다쳐 철심을 박은 후에도 절뚝이며 남편의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52세 경수(가명) 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형과 구순의 어머니를 돌보는 건 오롯이 그의 몫이다. 요양보호사가 머무는 몇 시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돌봄은 또다시 경수 씨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

충남 태안의 85세 독거노인은 얼마 전 당뇨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도움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한참 만에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문가들은 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의 경우 요양보호사를 구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 통영의 섬 오비도는 육지와 가까운 거리지만, 하루 세 차례뿐인 배편 때문에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섬 주민들은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어도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작진이 취재한 충남 부여의 한 요양원은 높은 급여를 제시해도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49개 병상 가운데 10개를 수개월째 비워둔 채 운영하고 있다.

3개월 전까지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김경원 씨는 지금 충남 태안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다. 요양보호사로 일할 때 3시간 근무에 3만 9천 원을 받았지만, 같은 시간 바지락을 캐면 세 배 가까운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일만큼만 대우해 준다면 저부터라도 다시 요양보호사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김경원 씨의 말은 요양보호사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현장에서는 폭언과 폭행, 성희롱도 반복된다. 13년 차 요양보호사 김동자 씨는 한 독거노인의 집에서 칼과 몽둥이로 위협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넉 달이 지났지만, 가해자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 보상도 받지 못했다.

올해 7월 1일, 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전국의 요양보호사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 당장 10년 뒤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 국책 연구 기관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33년에는 33만 명, 2043년에는 99만 명의 요양보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연 우리의 노후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돌봄을 하는 사람도 존엄을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다.

대한민국 돌봄 시스템의 현실을 취재한 초고령사회의 민낯 2부작 2편 ‘돌봄 지옥, 사라지는 요양보호사’는 2026년 7월 10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