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하늘 아래 순수의 땅 키르기스스탄 – 3부 알라아르차 국립공원
- 2025.10.17 15:58
- 4시간전
- KBS

중앙아시아의 산악 국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근교, 만년설이 덮인 톈산산맥의 악사이 산군에 알라아르차 국립공원이 자리한 다.
20여 개의 빙하와 해발 4,000m가 넘는 고봉을 품은, 키르기스스탄 자연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곳.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대자연 속을 걷다 보면 마치 알프스와 히말라야 사이 어딘가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늘에 닿을 듯한 고봉과 빙하 계곡, 자유롭게 노니는 말들이 어우러진 알라아르차 국립공원으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씨와 사진작가 최경진 씨가 여정을 이어간다.
산행에 앞서 먼저 찾은 곳은 해발 800m에 자리한, 수도 비슈케크. 병풍처럼 펼쳐진 톈산산맥 아래, 문화시설과 전통시장, 녹지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다. 시장에서는 현지인들의 활기를, 대문호 친기즈 아이트마토프의 동상 앞에서는 문학적 감수성을 느낀다. 비슈케크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 달리면 알라아르차 국립공원에 닿는다. 고봉에 둘러싸인 장대한 알라아르차 계곡을 따라 빙하가 녹아내리며 만든 물소리가 청량하다. 대자연 속을 걷는다는 것은 언제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피어난 길을 따라 라첵 산장으로 향한다. 숨은 점점 가빠지지만, 꽃들이 고된 오르막을 응원하는 듯해 힘이 난다. 오래전부터 유목 생활을 해 온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에게 이곳의 자연은 특별하다. 여름이면 말과 양, 소를 몰고 산으로 올라와 방목하며 한철을 보낸다. 산은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자 자연이 준 선물이다. 가문비나무 숲과 야생화 군락을 지나면, 만년설을 얹은 고봉들을 마주 보며 오르는 길이다. 그림 같은 풍경 속을 두 발로 걷는 일이 뜻깊다.
거친 돌길을 오르기 쉽지 않지만,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걸을수록 산의 웅장한 위용에 감탄이 나온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맥인 톈산산맥은 ‘중앙아시아의 어머니 산’이라 불린다. 그 만년설에서 녹아내린 물은 강과 오아시스를 이루며, 이 땅의 유목민들에게 생명줄이 되어 왔다. 이곳을 걷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은 단순해지고,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선명해진다. 대자연은 그 자체로 최고의 스승이자 조언자다.
라첵 산장을 지나 고도를 높이자 드디어 멀리 악사이 빙하가 보인다. ‘악사이’는 ‘하얀 계곡’이라는 뜻으로, 이름처럼 얼음 세상이 펼쳐진다. 자욱한 안개 속 거대한 빙하의 일부가 드러나고, 옥빛 빙하호는 하늘을 품은 듯 신비롭다. 험난한 길 끝에 만난 보석 같은 풍경. 오늘 걸은 이 길, 눈앞의 풍경, 빙하의 숨결을 두 손으로 꼭 붙잡아 두고 싶다. 아름답고 신비한 고봉과 빙하를 간직한 키르기스스탄 알라아르차 국립공원을 과 함께 만나본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