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전기 감전 사고로 사지마비·친족 사기로 1억 빚더미까지...그럼에도 기적의 아빠
- 2026.07.10 14:07
- 1시간전
- KBS
모두가 기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사연의 주인공 상봉 씨와 만난다. 20년 넘게 전기 안전 관리자로 일해 온 그는 매번 안 된다는 말들을 넘어서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계약 업체를 방문해 안전 점검을 나섰다가, 다시 눈을 뜬 곳은 병원 응급실이었다.
전기 안전 점검 도중 22,900V가 머리에 닿는 심각한 감전 사고를 당한 것이다. 겨우 목숨은 구했지만, 두피가 뼈까지 드러나는 3도 화상에 자가 호흡조차 불가능할 만큼 상태는 심각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에서 기적처럼 호흡을 회복하며 삶을 붙잡은 상봉 씨. 그러나 감전 사고로 척수가 녹아내리면서 사지마비 판정을 받고 말았다. 통각은 남아 있어 매 순간 참기 힘든 고통이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도 아내와 재활 치료에 매달렸고, 그 결과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아직 감각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불편해도 조금씩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두 기적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보이기까지, 지난 2년 동안 아빠의 끝없는 노력과 매 순간 곁을 지켜주던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꼬박 2년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 드디어 엄마,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2년 만에 가족이 다시 모였다. 가족의 일상도 예전과 달라졌고, 아픈 아빠를 보는 마음도 힘들지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있을 때만큼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형제는 엄마, 아빠가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할머니의 도움으로 둘이서 집을 지켰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형제는 2년 사이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첫째 선욱이는 부모님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인근 대중목욕탕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교에 다니는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선다. 요즘은 아빠의 수술 흉터를 가리기 위한 가발을 만들고 싶어 머리카락도 기르고 있단다.
둘째 선우도 아빠가 돌아왔을 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며 열심히 체력을 길렀다. 함께하는 식사 시간도, 특별할 것 없는 저녁 일상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아빠가 다시 걸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서로를 다독이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2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은 손을 움직이는 게 전부지만 공단 심사 결과 통원 치료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집 근처 병원에서는 주 1회, 2시간밖에 재활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 그나마 매일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나아지던 아빠에겐 턱없이 부족한 횟수다.
치료를 더 늘리고 싶지만, 형편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다. 아빠가 병원에서 고비를 넘기고 있던 사이, 누나와 매형은 대신 산재 처리를 해주겠다며 신분증과 핸드폰을 가져갔다. 이후 아빠의 명의로 1억이 넘는 비대면 대출을 받아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아빠는 피해 보상을 받을 수도 없었다. 무섭게 불어나는 이자에 아등바등 모았던 적금을 깨고, 부모님의 도움까지 받아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대출은 아직도 2천만 원이 넘게 남았다.
장학금으로 대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학비 걱정에 벌써 입대를 생각하고, 미술에 재능 있는 둘째는 꿈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아빠 혼자서는 화장실에 갈 수도 없고, 경련과 낙상 등 여러 걱정으로 길게 자리를 비울 수도 없기에 엄마 역시 일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사정을 아는 지인들의 배려로 잠깐씩 식당 일을 나서보지만 마땅치가 않다. 평범했던 일상을 되찾기까지 과정이 녹록지 않다. 예전처럼 네 식구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가족들은 오늘도 간절히 바라본다.
*이후 558회 ‘우리 집에 복덩이가 왔다’ (2026년 5월 16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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