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나폴레옹 물리친 중세 다리 건너 마침내 다다른 성지...산티아고 순례길 125km 도보 여정 마침표

  • 2026.07.31 14:03
  • 2시간전
  • KBS

종교를 넘어 자신을 마주하는 성찰의 길, 산티아고 순례길.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이 순례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대서양 물결을 지나고 푸른 숲과 마을을 지나 국경을 넘어 성지에 닿는 여정에는 순례자들이 그저 걷는 데 그치지 않고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와 유대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순례의 시간을 따라 걷는 만큼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길, 산티아고 순례길로 산악 사진가 이상은 씨가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는 길. 한적한 순례자 마을 루비앙스에서 길을 나선다. 전원 풍경을 지나 걷다 보면 포르투갈의 국경 마을 발렌사에 다다른다. 미뉴강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한 도시. 지금은 관광객과 순례자, 주민들이 어우러져 평온한 활기로 가득하지만 과거에는 포르투갈을 지키는 전략적 요충지로 긴장이 감돌던 곳이다. 강 건너 스페인을 바라보며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인 ‘바칼라우’와 ‘폴부 아 라가레이루’로 오랜 순례의 피로를 달랜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힘을 내 스페인 투이를 향해 나아간다.

길게 이어진 국경 다리를 건너 스페인으로 들어선다. 간소한 국경표지 하나를 지나자, 어느새 가톨릭의 신앙과 역사가 깊게 자리한 스페인, 그 첫 도시 투이에 다다른다. 오래전부터 순례자들이 반드시 지나가던 길목인 만큼 순례의 문화가 쌓인 도시. 포르투갈과 마주한 국경 도시인 투이의 중심에 자리한 산타마리아 데 투이 대성당은 견고한 요새와도 같은 모습으로 오랜 시간 도시를 지켜왔다. 하나둘 늘어나는 순례자들의 발걸음을 따라 크고 작은 마을과 성당, 오래된 골목을 지나 산티아고를 향해 길을 이어간다.

저마다 오래된 역사와 특색을 지닌 마을들을 지나 아르카데에 닿는다.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역사를 간직한 거대한 중세 다리를 건너 계곡을 품은 숲길로 들어선다. 살짝 높아진 고도에 조금씩 숨이 차오르지만,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숲과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걸음을 달랜다. 길 위에서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순례를 즐기는 순례자들을 만난다. 친구들과 함께 걷는 순례자들, 딸의 권유로 순례에 나선 부녀까지. 순례를 시작한 이유는 달라도 함께 같은 길을 걷는 사람에게서 힘을 얻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간다.

야고보의 제자들이 성 야고보의 유해를 싣고 도착했다는 파드론에 다다른다. 도시 지명의 유래가 된 돌기둥 ‘페드론’이 있는 파드론 성 야고보 성당을 지나 이제 목적지까지 마지막 여정만 남는다. 힘차게 걸음을 이어가다 보면 멀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내고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길을 따라 모여든 순례자들로 북적이는 도시에 들어선다. 마침내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서 순례자들과 완주의 기쁨을 나누는 이상은 씨. 긴 여정 끝에서 달라진 나 자신을 마주하며 다시 일상을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