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봄이 오는 풍경 바위에 흐르는 선율 '대구 비슬산'

  • 2026.04.24 10:35
  • 2시간전
  • KBS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의 대구광역시. 북쪽으로는 팔공산이, 남쪽으로는 비슬산이 마치 거대한 성곽처럼 감싸안고 있다. 그중 비슬산(1,084m)은 대구 시민들의 안식처와도 같은 산으로, 정상 부근에 약 100만㎡에 달하는 참꽃 군락지를 품고 있어, 봄이면 분홍빛 바다를 이룬다. 대구의 명산인 비슬산의 봄 풍경을 만나러 오카리나 연주자 김준우 씨와 발레핏센터 운영자 송유나 씨가 여정을 떠난다.

산행에 앞서 화사하게 피어난 꽃길을 따라 사문진 나루터를 찾는다. 사문진 나루터는 1900년, 선교사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나무통 안에서 울려 퍼지는 웅장한 소리를 듣고 귀신이 든 통이라며 신기해했는데, 그것이 바로 한국 피아노 역사의 시작이었다. 나루터에 울려 퍼지는 김준우 씨의 오카리나 연주를 들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평화로운 여유를 만끽한다.

유가사 일주문을 들머리로 비슬산을 오른다. 입구부터 벚꽃이 만개해 일행을 반기고, 화창한 날씨 아래 이제 막 피어난 참꽃들이 설레는 봄의 시작을 알린다. 참꽃은 경상도에서 진달래를 친숙하게 부르는 말로,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길을 지나 사찰 근처에 다다르자 청량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까지 맑게 해준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유가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한때 승려 삼천 명이 머물렀을 정도의 큰 규모였다 한다.

숲길을 걷다 보니 호흡마저 활기차고 산뜻해진다. 곳곳에 피어난 야생화를 구경하며 힘든 줄 모르고 오르던 길. 정상을 향해 올라갈수록 주변 풍경은 점차 바위산의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일행 앞에 선 거대한 규모의 웅장한 '도통바위'. 옛날 도성국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아 득도했다는 설화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바위 곁에는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듯한 돌탑들이 정성스레 쌓여 있다.

솔잎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소리와 청아한 새소리는 산에 오르지 않으면 결코 들을 수 없는 자연의 백색소음이다. 산행의 발걸음과 어우러지는 감미로운 반주처럼 들리는 이 풍경 속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소나무 가지들이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마침내 1,084m 천왕봉에 다다르자,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 너머로 보이는 참꽃 군락지는 이맘때만 볼 수 있는 비슬산의 진풍경이다. 싱그러운 봄의 정취가 가득한 대구 비슬산으로 과 함께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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