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독립문’의 현판, 이완용이 썼다? 광복절 기획 1부 ‘매국노 이완용의 선택’

  • 2026.08.14 13:39
  • 2시간전
  • KBS

1909년 12월 22일 대한제국 말,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벌어졌다. 대낮에 명동 한복판에서 피습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재명 의사의 칼끝은 대한제국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을 향했다. 한일 강제병합을 8개월 앞두고 벌어진 거사는 미수에 그쳤다. 이완용은 살아남았다.

민족의 반역자, 이완용. 그는 대체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가 처음부터 친일파였던 것은 아니다. 당대 최고의 엘리트 개화 관료이자 친미파, 한때 독립협회의 핵심 간부였던 그는 왜 ‘친일 매국노’의 상징이 된 것인지 살펴본다.

오는 8월 16일 일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되는 KBS 1TV 광복절 기획 1부 ‘매국노 이완용의 선택’ 편에서는 새롭게 발굴한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시대의 강자를 좇으며 끊임없이 변신했던 이완용의 궤적을 추적한다.

이완용은 본래 친일파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1887년 고종의 대미 외교 담당자로 미국에 파견된 그는 신흥강국 미국의 발전상을 직접 목격한다. 이후 그는, 대표적인 ‘친미파’ 개화 관료로 성장했다. 독립신문에서 ‘손꼽히는 재상’으로 평가받았던 이완용. 당시 그는 독립협회의 핵심 간부로, 관료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며 독립문 설립에도 앞장섰다. 현재 독립문 현판 글씨가 이완용의 필체라는 소문이 시작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때 조선의 자주독립을 외치던 이완용은 왜 훗날 일본에 나라를 팔아넘긴 반역자가 되었을까.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역사학계에서 나돈다는 이상한 소문을 전해 들었다.

친미파의 핵심이던 그는 러일전쟁을 계기로, 친일파로 돌아선다. 하지만 과거 친미파로서 일본과 대립했던 전력이 있던 이완용이 어떻게 갑작스럽게 친일파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은 1930년대 신문 기사에서 이완용의 친일 전향 과정을 짐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록을 발굴했다.

기사에 의하면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4년, 이완용은 지인을 도쿄로 보내 과거 인연이 있던 일본의 고위 관료에게 자신의 거취를 상담했다. 친일파로 변신을 위해 은밀히 물밑 작업을 벌인 것이다. 이후, 이완용은 친일파로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 일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완용은 훗날 “시대가 변하면 세상 형세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는 이른바 ‘변역론(變易論)’을 내세우며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했다. 제작진은 이완용이 시대의 흐름에 순응한 현실주의자인지, 아니면 기회주의자인지 알기 위해 그가 기민하게 친일파로 변신한 과정을 살펴본다.

흔히 1907년 ‘헤이그 특사 사건’에 분노한 일제가 고종의 강제 퇴위를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확인한 주한일본공사관 기록에 따르면, 헤이그 특사 사건이 일어나기 반년 전인 1906년 말 이완용은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를 찾아가 고종의 폐위를 먼저 제안한 기록이 남아 있다. 한때 고종의 총애를 받던 신하에서 고종의 폐위를 먼저 제안한 친일파로 돌변한 이완용의 행적을 살펴본다.

최근 한일 강제병합 직후인 1911년 초부터 이완용이 직접 쓴 6개월 치의 일기인 ‘일당선고일기’가 세상에 알려졌다. 그 시기, 그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일기에는 놀라울 만큼 평온한 일상이 기록되어 있다. 망국의 슬픔이나 고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지인들과 호화로운 만찬을 즐기고 서화를 감상하며, 전국 각지의 토지를 시찰했다. 실제로 1920년대 기록에 의하면 이완용은 여의도 면적의 5배에 달하는 땅을 소유한, 조선에서 손꼽히는 거부였다.

눈앞의 권력과 시대의 강자에 가장 빠르게 편승한 이완용. 그의 선택은 오직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한 기회주의적 결정이었다. 같은 시기,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완용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갈림길 앞에 선 이완용의 선택은 비단 과거의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평범한 엘리트 관료에서 친일 매국노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이완용의 변신 이야기는 오는 8월 16일 일요일 밤 9시 30분 KBS 1TV 광복절 기획 1부 ‘매국노 이완용의 선택’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