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발 가는 대로 유랑하는 89세의 낭만부터 입사 1년 차의 첫 출장까지...서울역 3일의 기록

  • 2026.10.12 13:48
  • 2시간전
  • KBS

하루 평균 약 17만 명의 사람들과 300편이 넘는 열차가 오고 가는 서울역. 서울역에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러, 치열한 일터로,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출발하고, 도착한다. 단순히 떠나고 도착하는 장소가 아닌, 누군가의 어제와 오늘을, 고향과 일터를,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다. 새벽 4시 역의 셔터가 올라가는 순간부터 자정쯤 마지막 열차가 떠날 때까지 이 수많은 삶이 이어지는 서울역에서의 72시간을 함께한다.

서울역은 여행이 끝나는 곳이자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2026년의 서울역 맞이방은 특히 전 세계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글로벌 명소로 자리매김한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경주 등을 돌아보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글로벌 라운지가 따로 있을 정도. 더불어 전국 각지로 흩어지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로 일요일 오후의 서울역은 인산인해다.

설렘이라는 공통분모로 기차에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 저렴한 무궁화호를 타고 야구장으로 향하는 커플, 어머니 칠순 잔치 후 한 짐 가득 싸주신 먹거리를 들고 온 가족, 새벽 기차로 간 대전 당일치기 여행에서 카트 가득 빵을 사 들고 돌아온 두 친구까지. 매표소 앞에서 만난 여든아홉 살 어르신은 최근에야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여행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월요일이 되면 서울역에는 새벽부터 서울 직장으로 향하는 장거리 출근자들이 몰린다. 입사 1년 차 직장인은 첫 출장길에 ”처음 어른 같은 일을 하는 것 같다”며 떨리는 마음으로 첫차에 올랐고,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한다는 대구의 보험 영업사원들은 “다시 서울에 올 땐 로또 1등으로 오고 싶다”고 웃었다. 최종 면접을 앞두고 일부러 일찍 올라온 취업준비생, 아이 셋을 둔 중년에 사업을 시작한 부산의 새내기 사장, 70번째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환자 등 서울역은 각자가 짊어진 하루가 시작되고, 끝나는 곳이다.

하루 방문객 17만 명의 길이 멈추지 않도록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갑작스러운 열차 지연에 무전기를 들고 직접 승강장으로 내려간 역장, 역 구석구석을 살피는 통제실·방송실 직원들. 하루 종일 길을 묻는 승객과 때로는 화를 내는 민원인을 친절히 응대해야 하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일상을 따라가 봤다.

저마다의 자리를 밝히느라 이토록 환한 서울이란 도시, 그 관문인 서울역을 오간 사람들은 어떤 꿈을 품고 어떤 하루를 이어갔을까. ‘삶을 잇다 - 서울역 72시간’은 가수 유열의 내레이션과 함께 오는 10월 12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KBS 2TV에서 방영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