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전쟁 이후 참전용사의 삶

  • 2026.10.12 15:43
  • 2시간전
  • SBS
전쟁 이후 참전용사의 삶

6·25 전쟁에서 생면부지인 우리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 유엔 참전용사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이 전쟁 중 보여준 용맹을 기리고 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이 오랜 세월 가난과 소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지상군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에는 오랜 시간 한국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참전용사들이 있다. 황실 근위대로 구성된 강뉴부대는 전투에서 253전 253승이라는 불패 신화를 쓸 만큼 용맹했지만, 1974년 쿠데타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유엔군 참전 군인’이라는 이유로 핍박을 받았다. 그 결과 참전용사들에게서 빈곤이 대물림되었고, 오늘날 그 후손들도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3살인 엘다는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증조할아버지를 기억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했다.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젠 한국어를 제법 능숙하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엘다 가족이 겪고 있는 빈곤은 바로 증조할아버지의 참전으로 인해 시작되었다.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섰을 때, 할아버지의 참전 사실 때문에 가족이 핍박을 받았고, 그로 인해 교육과 기회가 끊겼다. 엘다의 어머니도 공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가족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엘다 한 사람뿐이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비가 오르기 때문에, 가족이 언제까지 엘다의 학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유엔군이 전쟁 중 모은 기금으로 한국의 고아들을 보살피고 학교를 세워 교육을 지원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그 마음에 보답할 차례다.

한편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이들이 있다. 홍남호 씨는 어린 시절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된 장애인이지만, 휠체어를 탄 채 손수 비닐 천막을 세우고 연결하여 휠체어 수리 센터를 만들어 냈다. 고향에서 부친이 운영하던 공업사에서 기계 수리를 어깨너머로 배웠던 경험은 그가 휠체어 수리 봉사를 시작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 장애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에서는 전동·수동 휠체어뿐만 아니라 노인용 실버카와 자전거까지 수리해 준다. 비싼 부품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수리비를 받지 않으며, 휠체어에 들어가는 크고 작은 부품들은 폐기될 위기에 놓인 휠체어들을 모아 재활용해 사용한다. 휠체어가 고장 나면 꼼짝도 못 하는 지체장애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주말에도 찾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수리해 주고 있다. 두 다리가 불편해도 자유로운 두 손으로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다는 홍남호 씨의 봉사 이야기가 10월 12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서 전해진다.

  • 출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