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덕유산국립공원 종주 2부작 - 푸른 여름을 걷다 1부
- 2025.06.20 17:38
- 5시간전
- KBS

전북과 경남의 경계, 향적봉을 중심으로 백두대간의 한 줄기를 잇고 있는 덕유산국립공원.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20여 개에 이르고 약 20km에 걸친 긴 능선을 품고 있는 산이다.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그 명성에 걸맞은 깊고 너른 산세와 굽이진 계곡, 품 안에 다양한 생태가 살아 숨 쉬는 덕유산국립공원으로 배우 이수련, 한국화가 박석신 씨가 여정을 떠난다.
덕유산으로 향하는 여정은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에서 시작한다. 덕유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모여 이루는 구천동계곡. 그 계곡의 비경들을 모아놓은 구천동어사길은 소설 ‘박문수전’에서 어사 박문수가 무주 구천동을 찾아 백성의 삶을 살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길이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거울처럼 맑은 물결을 머금은 인월담이 발걸음을 붙잡고 조금 더 오르면 선녀가 비파를 연주했다는 전설을 품은 비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쏟아지는 물소리와 숲 사이를 가르는 바람 그리고 오래된 이야기들이 이 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본격적인 종주 산행을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설천봉에 오른다. 해발 1,500m에 이르자 산 아래와는 전혀 다른 식생이 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에서는 이미 꽃이 진 시기인데, 산 위에는 철쭉과 야생화들이 한창 피어 있다. 바위틈을 껴안듯 뿌리내린 고사목도 오랜 세월 덕유산의 길을 지키고 서 있다. 설천봉에서 20여 분 올라서자 덕유산국립공원의 최고봉, 향적봉에 닿는다. 구름에 가린 산세는 더 신비롭게 보이고 그 사이로 끝없이 이어진 능선길은 설렘과 기대감을 안겨준다.
덕유산의 주 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중봉을 지나 한국의 3대 고산평전 중 하나로 꼽히는 덕유평전으로 향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도 달라지고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도 한층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 초록 물결 사이로 은은한 분홍빛을 밝히고 있는 철쭉. 오뉴월의 덕유산은 철쭉꽃밭에서 해가 떠 철쭉꽃밭에서 해가 진다고 할 만큼 덕유산 철쭉 군락지는 넓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한철만 피었다가 곧 사라질 꽃이라 생각하니 더 오래 바라보고 있게 된다.
동엽령과 칠이남쪽대기봉을 지나는 길.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이내 안개가 짙어지고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이미 천근만근인 걸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긴장감 속에 걸음을 재촉하자 드디어 종주 코스의 중간 지점인 무룡산에 닿는다. 길게 뻗은 산줄기가 마치 용이 춤추듯 솟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어 ‘무룡(舞龍)’이라 이름 붙었다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바람 사이로 푸른 능선이 펼쳐지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계절이 머물다 가는 덕유산국립공원, 그 종주 길에 과 함께 오른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