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복도 많다, 풍요의 땅 - 경상북도 영천시 편

  • 2026.10.02 08:00
  •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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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화 여정은 산과 강이 빚어낸 넉넉한 품에서 평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 경상북도 영천으로 떠나본다.

금호강 따라 영천에서의 첫 발걸음이 닿은 곳은 ‘영남 3대 누각’으로 꼽히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양각’이다. 때마침 조양각 앞마당에서 경상북도 대표 풍물놀이 ‘명주농악’ 무대가 신명 나게 펼쳐졌다. 무형유산이라는 목표를 향해 조양각 앞마당에서 맹연습에 한창인 ‘명주농악보존회’ 회원들을 만나 동네 지기 이만기도 흥겨운 명주농악 한판에 동참한다.

강우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 영천은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고품질의 포도 주산지다. 젊어서부터 포도 농사를 짓다, 예순둘에 직접 키운 포도로 ‘와인’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 임채만·김잠숙 부부를 만났다. 와인 전용 품종의 포도를 키워 레드·화이트·아이스 와인을 만든 것이 어느덧 17년째. 올해는 영천의 대표 가을 축제인 영천 공동축제 ‘와인페스타’의 참가를 앞두고 최고 품질의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더욱 열심이다. 부부의 달콤하고 향기로운 일상을 만나본다.

50여 마리의 말이 반기는 영천시 임고면의 ‘운주산 승마조련센터’. 한때 경주마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현역 생활을 마치고 승용마가 되기 위해 온 말들의 안식처다. 말들의 평균 수명은 스무 살 이상. 반면 경주마로서의 시간은 길어야 5살 전후다. 이곳은 경주마 이후에도 승용마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곳이다. 청년 조련사 김경연 씨는 지금도 말이 좋아 직업에 자부심을 느낀다.

조용한 마을에서 70여 년을 거쳐 목탁을 만들고 있는 집을 찾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대를 잇기 위해 11년 전 회사도 그만두고 귀향한 외아들 안진석 씨. 목탁 한 개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최소 3년. 살구나무를 건조해 모양새를 다듬고 온전한 소리를 내기까지 수없는 수제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목탁이 완성된다. 먼 훗날 아버지 뵐 낯이 있기 위해서라도 정성을 담아 목탁을 만드는 청년 장인의 단단한 발자취를 따라간다.

예부터 전국적인 한약재의 집산지로 꼽히는 영천. 보현산과 채약산에서 희귀한 약초가 나고 산과 들, 구릉지와 강이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약초가 자라는 덕에 ‘영천에 없는 약재는 우리나라에 없다’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여기에 교통의 중심지라는 입지가 더해져 국내 한약재 유통 역시 활발해 한방의 도시로 거듭났다.

이와 같은 영천의 지역적 장점을 활용해 관광단지로 만든 ‘영천한의마을’은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 과정을 배우고, 사상체질 검사를 통해 내 체질도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전시체험공간이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찾아 영천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영천한의마을’에 동네 지기도 찾아가 향긋한 약초 내음과 함께 여유를 누려본다.

물 맑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에서 자란 영천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맛 좋기로 유명하다. 2004년 경부고속도로 영천 나들목 부근에 축산물가공처리장과 함께 당일 도축한 한우를 바로 맛볼 수 있는 ‘영천 한우숯불단지’가 조성됐다.

20여 년 전통을 지닌 이 숯불단지에서 영천 한우 맛에 반해 인생에 없던 식당을 운영하게 된 윤인지·이정희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영천 한우의 맛을 알리기 위해 직접 육수를 개발한 한우 물회와 식감이 살아있는 한우 초밥까지 선보이고 있다.

영천시 북안면의 한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은 돌이 있다. ‘마동’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이 있던 시절부터, 마을에 큰일을 앞두고 이 돌 앞에서 소원을 빌곤 했다는 전설의 ‘돌할매’다. 그 역사만 350여 년, 각 가정의 길흉화복을 묻고 저마다의 소원을 다지며 마을의 수호신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아무 생각 없이 돌을 들어본 뒤 간절한 염원 담아 소원을 빌고 다시 돌을 들어봤을 때 처음보다 무겁게 느껴지거나 들리지 않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 사실 여부보다는 소원을 빌러 오는 이들의 마음이 모여 동네의 명소가 된 돌할매를 만나본다.

갑작스레 찾아온 병마 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부부가 있다. 직접 농사지은 보리에 누룩가루와 생막걸리 넣어 건강한 보리떡을 만드는 전미숙·김성용 부부다. 젊은 시절 경북 씨름대회를 휩쓸 만큼 건강했던 아내 미숙 씨. 하지만 9년 전 폐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가게도 접고 치료에만 전념하다 친정엄마가 만들었던 추억의 보리떡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엄마보다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자’라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보리떡 카페. 어느덧 투병 9년 차에 접어든 그녀는, 한때 모래판을 호령하던 것처럼 삶의 무대에서도 희망이라는 샅바를 단단히 움켜쥐고 살아간다.

좌절 앞에서도 우뚝 다시 일어선 영천 사람들의 단단한 인생은 10월 3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KBS 1TV 388회 ‘복도 많다, 풍요의 땅 - 경상북도 영천시’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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